4월 중순 급감…이달 중순 가동률, 54%포인트 상승
이미 시작된 중국시장 공략 글로벌 업체 마케팅 혈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한국을 포함한 세계 13개 자동차 생산국의 공장 가동률이 83.5%까지 상승하면서 자동차 생산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지난달 중순 가동률은 코로나19 여파로 28.8%에 머물렀으나 이달 들어 가동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공장가동이 정상화됐지만 수요 회복은 더딜 것으로 전망,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던 판매량 끌어올리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26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동아시아 지역의 공장이 주로 가동된 4월 중순 대비 북미와 유럽, 인도 등에서 차례로 브랜드별 공장 가동이 재개돼 이달 중순에는 전반적인 가동공장 비율이 54.7%포인트 대폭 상승했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완성차. /사진=미디어펜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주요 생산국의 공장은 4월 말부터 재가동했고, 미국과 인도 공장도 5월 초부터 재가동에 돌입했다.

이달 중순부터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도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일부 브랜드가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 시작해 전체 가동률은 이달 말까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가동 정상화 추세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위축, 국가별 봉쇄령 지속, 공장 내 감염예방 우선 대응 조치, 부품 수급 지연 등의 문제에 따라 공장별 생산량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도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에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시장상황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정상화에는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 국내 완성차 업체는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4월 수출이 36.3% 감소했고 5월에도 수출 절벽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 급감으로 올해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27.5% 감소했고 4월에도 감소폭이 확대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을 먼저 받은 중국과 한국은 3월에 정점을 찍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감소세는 4월과 5월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코로나19에 대한 여파가 2분기에 본격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해 전체적인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번 코로나19는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차질과 수요 침체로 인한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발생시켰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등과 같은 수요충격은 신흥시장 판매 확대에 편승한 전략 변화로 대응했다. 또 공급충격은 서플라이 체인 개편과 현지화율 향상으로 대응하며 파고를 넘어섰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글로벌 유행으로 수요부진과 공급과잉을 해소할 충격 흡수지역이 없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자동차 시장의 충격과 파급력은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거 충격은 양적성장기에 발생해 물량증대, 원가절감에 따른 위기극복 전략에 초점이었지만 코로나19 충격은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보여줬고 CASE(연결성,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전동화)로 대표되는 변화대응을 동시에 추진시켰다.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이 같은 위기상황으로 기업들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집행을 늘리며 유동성 위기에 처하기도 했고 업체들은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런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시장에 파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요회복에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앞서 코로나19영향을 먼저 받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중국시장의 경우 이미 고급차브랜드들은 파격적인 할인행사와 현금지원 등을 통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급차브랜드의 할인은 신차교체를 부축이며 중국시장에서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베이징현대와 동풍열달기아를 통해 각각 '신안리더(心安礼得, 마음의 평온과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와 '아이신부두안(愛新不斷, 사랑하는 마음은 끝이 없다)'이라는 고객 케어 프로그램을 지난달부터 시작했다.

   
▲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라인. /사진=기아차


베이징현대 '신안리더'와 동풍열달기아 '아이신부두안'은 차량 구매 후 실직, 전염병, 사고 등 고객이 처한 상황이 변하면 차량을 교환 또는 반납할 수 있는 신개념 구매 안심 프로그램이다.

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침체된 중국 자동차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자동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밖에도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자동차 판매도 탄력을 받고 있다. 언텍트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 판매방식은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새로운 판매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으라는 게 중국시장의 반응이다. 

다만 타 주요시장들의 경우 아직 회복세가 더디게 나타나며 적극적인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중국시장과 비슷한 형태의 마케팅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위축된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파격적인 프로모션이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강화될 전망"이라며 "각 완성차 기업들이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회복세를 보이면 바로 치고 올라갈 수 있도록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