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일제히 악화된 가운데 2분기 역시 회복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활발한 주식투자로 키움증권의 실적은 어느 정도 방어되겠지만 다른 대형사들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하락세가 예상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기자본투자(PI), 투자은행(IB) 등에서 눈에 띄게 실적 하락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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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지료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가 3개 이상 나와 있는 증권사 5개사 중 4개 회사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와 대비했을 때에는 개선된 실적이지만 예년 대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2분기 순영업수익(매출액-영업비용+일반관리비) 4715억원, 영업이익 1744억원, 순이익 13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33.4%, 37.6% 줄어든 수준이다.
1년의 절반인 1‧2분기 실적이 하락함에 따라 연간 실적 전망치도 불가피하게 하향 조정됐다. 올해 미래에셋대우의 실적 추정치는 순영업수익 1조 8196억원, 영업이익 6122억원, 순이익 5102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0%, 15.9%, 2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분기 연결 기준 13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업계 파장을 남긴 한국투자증권의 2분기 실적도 여전히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에 기인한 해외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고, 트레이딩 부문에서의 수익성도 여전히 나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2197억원의 영업이익과 16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2%, 23.2% 급감한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1조 2640억원의 순영업수익, 6076억원의 영업이익, 48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 역시 전년 대비 각각 9.7%, 35.5%, 42.3% 줄어든 것이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경우도 2분기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NH투자증권의 경우 2분기 순영업수익 3364억원(-4.8%), 영업이익 1458억원(-4.4%), 순이익 1030억원(-4.3%)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연간 순영업수익은 1조2776억원(-7.9%), 영업이익 4789억원(-16.8%), 순이익 3378억원(-29.1%) 등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2분기 순영업수익 2920억원(-4.8%), 영업이익 1182억원(-11.8%), 순이익 870억원(-9.6%)이 예상됐으며, 연간으로는 순영업수익 1조742억원(-12.1%), 영업이익 3825억원(-26.1%), 순이익 2810억원(-28.3%) 등으로 실적 전망이 매우 좋지 않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키움증권의 경우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제시된 증권사들 중에서는 가장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3월 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을 주식시장에 끌어모으는 효과가 나면서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망치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분기 순영업수익 2358억원, 영업이익 2358억원, 순이익 111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7%, 102.8%, 109.4% 급증한 수치다.
단, 키움증권조차도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감소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 한 해 순영업수익 7604억원, 영업이익 3602억원, 순이익 26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대비 12.1%, 24.0%, 27.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있었던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구간”이라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트레이딩이나 상품운용 수익으로 반전을 꾀하겠지만 시장상황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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