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은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0%로 인하하면서 은행 수익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은행의 핵심 수입인 예대마진이 축소되고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면서다. 여기에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태로 비이자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은행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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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점포 내 창구/사진=미디어펜 |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전날 기준금리를 0.75%에서 역대 최저치인 0.50%로 낮추면서 은행들이 수익성 방어 과제에 직면했다.
한은은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0%포인트 인하한 후 2개월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섰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출과 소비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국내경제와 세계경제가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판단되면서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은행들은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은행의 주요 수익원인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은의 ‘빅컷’ 이후 은행권 예금 금리와 평균 대출금리는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대출 평균금리는 한 달 전보다 0.11%포인트 떨어진 연 2.80%로 4개월 연속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예금금리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시중은행들의 NIM을 보면 지난해 1분기 1.52~1.70% 수준에서 올해 1분기 1.38~1.56%로 줄어들었다.
통상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떨어지면 연간 순수익이 1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NIM이 더 떨어질 경우 은행들의 수익 악화는 불가피하다.
은행들은 이자이익 감소에 대비해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DLF와 라임사태 등 잇따른 대규모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이 마저도 어려운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자이익을 방어하는 동시에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도 “계속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비이자이익을 위한 금융상품 판매가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충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대출을 크게 늘릴 수도 없다”며 “올해 은행들은 부진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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