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활동 비판적 할머니들 배제했다 의혹에 침묵
"검찰 수사, 직을 핑계로 피할 생각 없다" 사퇴거부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는 29일 자신을 향해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4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윤 당선자는 정의기억연대 활동에 비판적인 피해 할머니들을 배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 해명을 내놓지 않았으며, 검찰 조사에 따른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책임에는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구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당선자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저에게 제기된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힌 뒤 미리 준비한 A4 용지 15매 분량의 입장 발표문을 그대로 읽었다.

그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그 후신인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한 돈을 할머니들에게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살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총 세차례의 모금을 통한 모금액을 할머니들에게 지급했다고 주장하면서 각각의 모금을 통해 모금된 금액의 총액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대협은 많은 활동을 해왔다. 해당 비난은 그간의 성과와 정대협 운동의 지향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경기 안성에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쉼터를 조성한다면서 주택을 고가로 매입한 뒤 저가로 다시 매각한 것에 대해서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그 과정에서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여러 가지 상황으로 형성된 시세에 따라 매매가격이 결정됐고, 그 결과 4억 2000만원에 매도했다”는 게 윤 당선자의 주장이다.

윤 당선자는 지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의 주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외교부 보고서를 근거로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뒤 “피해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밀실에서 합의를 강행한 외교 당국자들이 잘못된 합의의 책임을 정대협과 저에게 전가하는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가 주는 위로금을 받지 못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각자의 뜻에 따라 수령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남편이 운영하는 지역 신문사가 정의연의 일감을 수주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득을 취한 일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류경식당 탈북 종업원들에게 월북을 권유했다는 의혹에는 “모두 사실이 아닌 허위”라고 했다. 계인계좌로 후원금을 모은 것에 대해서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크게 문제 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라면서 “금액에만 문제가 없으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행동한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계좌에 들어온 돈을 개인적으로 쓴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윤 당선자는 주택 매매 과정에서 사용된 현금에 대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정대협 활동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며, 딸의 유학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거의 대부분 남편의 형사보상금 및 손해배상금에서 충당되었다. 그 외 부족한 비용은 제 돈과 가족들 돈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는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해당 해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그는 “보다 더 자세한 내용을 원하시겠지만 현재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점은 검찰조사와 추가 설명을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소명하겠다. 국민 여러분께서 납득하실 때까지 소명하고, 책임 있게 일하겠다”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29일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 내 브리핑룸으로 이동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이와 함께 윤 당선자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이용수 할머니의 총선 출마를 만류한 것에 대해 “구체적인 정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할머니가 진짜 의원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별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부 네티즌들이 이 할머니에 대한 비난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머니들에 대한 비난을 중단해줬으면 좋겠다. 그분들에게 돌팔매를 던질 수 있는 분은 한국 시민사회 속에 없다”고 요구했다.

21대 국회 개원 직전에 기자회견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제 스스로 조리 있게, 뭔가 체계적으로 할 수 없는 지난 20일이었다”면서 “오늘 용기를 내고 국민들게 제 목소리를 들려줘야 된다는 절박감이 있어서 (기자회견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를 피할 생각이 없다. 제 직을 핑계로 피할 생각도 없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의원직 유지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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