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딘 글로벌 수요 회복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출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컴퓨터 등 '비대면' 수혜 종목과 자동차.철강 등 '구경제' 사이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
|
|
|
▲ 수출 컨테이너 부두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
정부가 발표한 5월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5월보다 23.7% 줄어든 348억 6000만 달러로, 4월의 25.1%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했다.
일평균 증가율은 -18.4%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증가율이 18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 +7.1%를 기록한 것이 눈에 띈다. 컴퓨터는 82.7% 급증, 8개월 연속 증가세였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확대에 따른 서버.PC용 반도체, 재택근무 활성화에 의한 컴퓨터 등의 수요 덕분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바이오헬스 수출도 59.4%나 늘었다.
반면 자동차(-54.1%)와 자동차부품(-66.7%), 석유화학(-34.3%), 일반기계(-27.8%) 등 다른 주력 수출품목들은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더딘 글로벌 수요 회복이 국내 수출의 양극화로 나타났다"면서 "반도체, 컴퓨터 등 비대면 수혜 품목과 그렇지 못한 구경제 품목 간 양극화가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도 경제활동이 조기에 재개된 중국(+2.8%)과 미국(-29.5%), 유럽연합(EU. -25.0%), 동남아시아국가연합(-30.2%) 등 코로나19의 충격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 간 차별화가 두드러졌다.
우리 수출의 반등을 위해서는 미국과 EU 등 주요국 경제활동이 본격화되는 것이 전제임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수출 부진의 장기화는 국내 생산과 투자 회복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재고 부담도 높은 상황이어서, 대외 수요 회복 없이 생산 확대는 어려우며, 설비투자도 반도체를 제외하면 위축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2분기 수출이 20% 내외 감소할 전망이며, 이 경우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연간 -0.2%)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정책 대응에 따라 성장 둔화 폭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경제재개에 나섰지만, 전염병 피해 여파로 대외 수요 회복은 점진적"이라며 "홍콩을 둘러싼 미-중 갈등, 미국 내 인종차별 시위 확산 등, 불확실성도 수출 개선에 부담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반도체 등 IT 및 헬스케어의 상대적 경쟁력을 재확인했다"며 "선진국의 경제정상화에 따라 3분기로 가면서 대외 수요 회복세는 강화될 전망이고, 한국 의 수출 역시 3분기 말에는 플러스로 반전하는 완만한 'U자형 회복'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출 주무부처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수출 부진은 우리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국에 이어 미국과 EU 등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우리 수출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0.1%로 제시하면서, 올해 수출이 -8.0% 역성장하지만, 내년부터 본격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