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단지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우리나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경기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7일  'KDI 경제동향 6월호'를 통해, "대내.외 수요 위축에 기인, 4월 전(全)산업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올해 1∼2월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봤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부터는 이런 표현 대신 넉 달째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4월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5.0% 감소,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는데, 서비스업 생산(-6.1%)이 대면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업(-24.5%),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44.9%) 등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광공업 생산(-4.5%)도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증가 폭이 크게 축소(45.3%→17.3%)되고 자동차(-19.1%)가 급감, 감소로 전환됐다.

KDI는 "제조업 생산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주요 수출품목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큰 폭으로 위축됐다"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내외 수요 감소로,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4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97.3)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99.1)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소비 위축도 지속돼, 4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2.2% 줄었고, 서비스업생산도 1년 전보다 6.1% 감소했다.

다만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책 효과로 소비 심리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으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7.6을 기록하며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으나, 전월(70.8)에 비해서는 상승했다. 

5월 서비스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상승(48→55)하고, 제주도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폭이 축소(-53.3% → -34.8%)됐다.

KDI는 "방역체계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됐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돼 민간 소비가 일부 회복될 가능성이 있어, 5월에는 소비심리가 소폭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4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선행지표인 5월 자본재수입액의 증가폭(2.5%→9.1%)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12.4%→167.8%)을 중심으로 확대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완만하게 회복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KDI는 "하지만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하락하고 기업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투자 전반이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5월 수출(-23.7%)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외수요 위축으로 전월(-25.1%)에 이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으며, 미·중국 간 긴장 고조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산업 전반의 경기 위축이 고용시장에도 반영되며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 6000명이나 급감했고, 특히 대면 접촉이 많은 서비스업(-46만 5000명),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체(-50만 8000명), 임시·일용직(-78만 3000명)에서 취업자 수가 많이 줄었다.

5월 소비자 물가는 경기 부진 속에 국제유가 급락으로 -0.3%의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고, 근원물가도 0.1%의 낮은 상승세를 지속했는데, KDI는 "대내.외 경기부진으로 인해 저물가 현상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으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고, 최근 미·중 관계도 빠르게 악화, 경기 하방 압력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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