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 포수 김준태(26)가 드디어 타율을 2할대로 끌어올렸다. 양의지같은 특급 포수를 보유한 NC 다이노스 입장에서는 우스운 일(?)일 수 있지만, 수년 동안 확실한 포수가 없어 쩔쩔 매던 롯데에는 하나의 '사건'이다.

김준태는 9일 한화 이글스와 사직 홈경기에 6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9-3 승리에 공수에서 큰 힘을 보탰다. 특히 롯데가 1-0으로 리드를 잡은 4회말 공격 무사 1, 2루에서 한화 선발 워윅 서폴드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적시 3루타를 터뜨린 것이 롯데 승리의 결정타가 됐다.

이날 멀티히트로 김준태는 시즌 타율 2할4리가 됐다. 이제 갓 2할대 타율로 올라섰지만 김준태나 롯데에겐 각별한 의미가 있다.

   
▲ 2일 kt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린 김준태. /사진=롯데 자이언츠


지난해 롯데가 꼴찌 수모를 당한 주원인은 빈약한 타선 때문이었다. 특히 포수들의 무기력한 방망이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지난해 가장 많이 마스크를 썼던 나종덕의 타율이 0.124에 그친 것을 비롯해 김준태(0.159), 안중열(0.191), 정보근(0.125)이 모두 1할대 타율이었다. 롯데 타순에서 포수는 '쉬어가는 자리'나 다름없었다.

롯데는 안방 보강을 위해 지난 겨울 선발 투수 장시환을 보내는 출혈을 감수하고 한화로부터 '공격형 포수'로 분류되는 지성준을 데려왔다. 하지만 지성준은 기대만큼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해 개막 엔트리에서 빠졌고 현재 2군에 머물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롯데는 이번 시즌 개막 초반을 정보근, 김준태 두 명의 포수가 번갈아 출장하며 버티고 있다. 둘 다 수비력에서는 괜찮은 면모를 보이고 있지만 타력은 저조했다. 정보근은 아직 타율이 0.135밖에 안된다.

김준태도 5월 한 달간은 타율이 0.133에 그쳤지만, 6월 들어 확연히 타격 상승세다. 6월 6경기서 타율 0.316(19타수 6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일 KIA전에서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린 것이 타격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 2루타와 3루타도 하나씩 때려냈다. 반면 정보근은 타율도 낮고 장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타격에 눈을 뜨기 시작한 김준태는 앞으로 출전 기회도 더 많아질 전망이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선발 투수에 따라 김준태와 정보근을 전담포수로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김준태는 샘슨과 노경은이 선발 등판할 때 기용됐는데, 박세웅 등판 때도 김준태가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박세웅이 지난 7일 kt 위즈전에서 4연패 뒤 시즌 첫승(6이닝 1실점)을 올릴 때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가 김준태였다.

아직도 롯데는 포수 전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열세에 놓여 있다. 그래도 5할 승률(15승 15패)을 지켜내고 있는 것은 김준태와 정보근이 안방에서의 역할만은 그럭저럭 잘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준태의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처음 2할대 타율을 찍었다. '2할대 포수'를 보유한 롯데, 포수 고민 해결에 청신호가 켜졌다. 꼴찌를 한 지난해와 분명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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