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세트 시장 상황, 기술·제품 준비 현황 등 위기극복 전략 점검
이례적으로 세 개 부분 사장단과 연속 간담회…“그만큼 어려운 상황”
[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한·일 갈등 심화 등 대외 환경이 급속히 악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성장동력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회장은 15일 반도체(DS부문)와 제품(세트부문) 사장단과 릴레이 간담회를 갖고 위기 극복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오전 이 부회장은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등 DS부문 경영진과 만나 글로벌 반도체 시황과 투자 전략을 논의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오찬 이후에는 이 부회장은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를 연속으로 소화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글로벌 시황 및 무역 분쟁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 선단공정 개발 로드맵(5나노, GAA 등) 등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열린 무선사업부 경영진 간담회에서는 상반기 실적에 대한 점검과 하반기 판매 확대 방안이 논의됐다. 내년도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 운영 전략도 공유됐다.

무선사업부 간담회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최경식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김경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 김성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사법리스크가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세 개 사업부 사장단을 연속으로 만났다. 이 같은 강행군 간담회는 이례적이라는 것이 삼성 안팎의 평가다. 이 부회장이 진단하는 현재 경영 환경이 그만큼 녹록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위기의식을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을 둘러싸고 있는 불확실성은 어느때 보다 크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가을 이후 2차 확산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그 후폭풍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변 경제 강대국들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과 중국은 글로벌 경제 패권을 두고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최근 일본은 지난해 반도체 소재에 이어 장비까지 추가 경제 보복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 외부 악재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성장 전략을 전면에서 진두지휘 해왔다. 미래 먹거리는 물론, 기존 사업의 차별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정성을 기울여왔다. 코로나19 위기속에서도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을 독려하며 경쟁력 확보 노력을 주문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세 개 부문 사장단을 연속으로 만나는 강행군을 한 것은 그만큼 현재 삼성의 상황이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미·중, 일본 리스크 확대에 따른 반도체 투자 계획과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세트 사업의 위기극복 방안과 전략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