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지만, 서민들의 수도권 지역 ‘내 집 마련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갭투자 차단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세자금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이르면 다음 달 1%대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되면서 수도권 지역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에게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5%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도 일제히 낮춘 데 이어 시장금리도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도 지난달 일제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이 같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수신금리 등을 반영해 다음 달 중순께 발표되는 6월 코픽스도 전달에 비해 더 하락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변동금리도 1%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에도 수도권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서민들에게 금리하락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부동산 대책으로 전세대출 받기가 더욱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규제지역이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됨과 동시에 갭투자를 막기 위해 전세자금 대출 문턱도 더욱 높였다는 점이다.
현재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에 대해 전세대출 보증을 제한하고, 전세대출을 받은 후 9억원 초과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 대출을 즉시 회수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오는 19일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3억원 주택으로 기준이 상향됐다.
이는 전세로 살고있는 사람이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 세입자가 있는 다른 주책을 사들여 시세차익을 노리는 ‘갭투자’를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갭투자를 통해 내 집을 마련해 온 서민들의 ‘사다리’마저 불태워버린 정책이란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갭투자 차단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세심함이 부족한 정책”이라고 평가하며 “전세대출을 지렛대 삼아 집 한 채를 마련하려는 실수요자와 대출 없이 거래하는 금융자산가들의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갭투자를 한 데 묶어 버림으로써 실제로는 서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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