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회 경제부장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곤두박질하던 주가가 최근 몇 개월 사이에 급등하면서 코스피지수가 오히려 감염증 사태 이전보다 더 높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시장에 참여하며 이뤄진 일들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동학개미들이 채우면서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이처럼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한 것은 과거 사례에서 봤던 경험에 의해서이다.

1998년 외환위기 때와 2008년 금융위기 때에서 보듯 주가가 곤두박질치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이 된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특히나 저금리시대가 장기간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제로금리 가까이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은행예금으로는 만족스러운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표 예금상품의 최고금리는 약 0.9% 수준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하면서 기준금리가 사상최저치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장 높은 예금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도 최근 12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금리를 연 1.25%에서 1%로 인하했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예금금리도 지난 22일 기준 1.85%로 한 달 전보다 0.07%포인트 떨어졌다.

예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가령 연 0.7% 금리를 주는 1년 만기 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예치하면 세전 이자는 7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지방소득세 포함)를 빼면 1년후 실제 수령액은 5만9220원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여유자금을 갖고 있거나 이자수익에 기대왔던 은퇴자들이 자금을 빼서 새로운 투자처로 이동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을 보면 지난 3월 652조3277억원을 기록한 이후 석달째 감소세를 보여 지난 17일 기준 639조8238억원을 나타내고 있다. 불과 3개월도 안된 사이에 12조5039억원이나 빠져나갔다.

   
▲ 사진=연합뉴스

반면 지난달 말 43조원대였던 투자자예탁금은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15일 기준으로 48조2067억원까지 치솟았다. 사상최고 수준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거나 주식을 매각한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에 남은 대기자금으로 향후 주식에 투자될 가능성이 높은 돈이다.

투자자예탁금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다. 작년말 27조3384억원에 그쳤던 투자자예탁금은 올해들어 두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급속히 유입됐다. 

연초 2000선 중반대에 있던 코스피지수가 코로나19로 1440대까지 밀리자 저가매수를 노리는 자금이 증시로 몰렸다.

이로인해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 장중 2200선을 돌파하는 급등세가 전개됐다.

주식투자로 쾌 큰돈을 만지게 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대목이다. 요즈음 30~40대 월급쟁이들을 만나면 주식투자로 몇천을 벌었다는 등의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에 지금 자금시장에서는 누구나 은행에서 돈빼 주식투자에 나서는게 낫다는 심리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의 이자수익을 감안하면 훨씬 나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주식투자에 나서는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주가는 상장사들의 실적과 전망 등을 반영해 오르내림을 결정하는데 최근의 경우는 유동성에 의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물시장과 괴리감이 있는 것이다.

동학개미들이 주식투자로 재미를 봤다고 하니 너도나도 묻지마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더욱이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는 지능화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선량한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의 제물이 될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는 SNS 등을 중심으로 고수익을 미끼로한 ‘주식리딩방’이 성행하고 있음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객관적 증거 없이 검증할 수 없는 실적과 고급정보를 미끼로 개인투자자들을 끊임없이 유혹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이득을 취하는 경우다.

자칫 리딩방 운영자의 매매지시를 따라하다가 의도치 않게 범죄에 연루되는가 하면 이들이 던진 매물을 매수했다가 손실만 키울 수 있다.

주식투자는 자신의 판단과 책임을 요한다. 남의 말만 믿고 투자하면 100% 망한다는 것을 유념하고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당부한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