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합병 성공률은 지난 10년간 64.3%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합병 후 주가는 1년간 평균 11.14% 상승했다.

   
▲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9년 12월 스팩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 5월까지 스팩 183개사(코스피 3개사·코스닥 180개사)가 신규 상장했다.

스팩은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목적으로 해 공모방식에 의해 상장하는 명목상 회사다.

상장 후 94개사가 합병에 성공(85개사)했거나 합병을 진행 중(9개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2017년 6월 이후 상장해 합병기한(3년)이 남은 스팩을 제외하면 합병 성공률은 64.3% 수준이다. 

합병기한을 채우지 못하고 상장폐지된 스팩은 총 43개사였다.

다만 스팩 대부분이 공모자금 전액을 증권금융 등에 예치하고 있어 상장폐지된 경우에도 투자자는 공모자금과 이자를 모두 반환받을 수 있다.

합병 후 주가는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병에 성공한 85개사는 상장 승인일 3개월 후 주가가 공모가 대비 평균 45.6% 상승했다. 

금감원은 "67개사는 주가가 평균 59.9% 상승했지만, 18개사는 7.7% 하락해 대체로 합병 공시가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합병법인의 주가는 합병 후 6개월간 평균 5.2%, 1년간 평균 11.1% 각각 상승했다.

합병 이후 실적은 2018년까지 합병에 성공한 68개사 스팩 가운데 43개사가 합병 1년 후 매출이 34.7% 증가했고 이중 30개사는 2년 연속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공모자금 유입에 따른 연구개발(R&D) 지출 증가나 합병 준비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대체로 감소(42개·-111.9%)했다. 손실로 전환(14개·-237.2%)한 곳도 많았다. 

스팩 운용실적이 많은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스팩은 비상장 유망기업의 코스닥시장 상장수단으로 정착했다는 평가가 87.5%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유가증권시장에선 합병대상법인 탐색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IPO를 보다 선호한다는 의견이었다.

공모 규모는 2010년에는 평균 약 268억원이었지만 2014년 이후 약 96억5000만원으로 줄었다.

금감원은 "대형법인이 상장하는 유가증권시장 특성상 합병 대상 법인 탐색이 어렵고, 우회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스팩 상장보다 일반 공모를 선호하는 듯하다"며 "효율적인 스팩 운영을 위해 관련 제도 개선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임원의 M&A 경력 등 핵심정보를 증권신고서에 구체적으로 기재하게 공시서식을 개정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지원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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