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난달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투자도 줄었다.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생활방역 전환 등 정책 효과로 인해 소비는 두달 연속 증가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1.2% 줄어들어,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광공업 생산이 6.7% 줄었는데, 지난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폭 축소됐던 4월(-6.7%)과 동일한 감소율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타격으로 제조업 생산이 6.9% 줄어든 영향이 컸는데, 감소 폭이 지난 4월(-7.0%)과 비슷했고, 품목별로는 반도체(10.8%)와 기타운송장비(3.1%)는 증가했으나 자동차(-21.4%), 기계장비(-12.9%) 등이 대폭 줄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63.6%)도 전월보다 4.6%포인트 하락, 2009년 1월(62.8%)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128.6%) 역시 전월보다 8.6%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1998년 8월(133.2%) 이후 최고치로, 재고는 전월과 같았으나 출하가 줄어든 영향이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2.3%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월과 3월 대폭 감소했으나, 4월(0.5%)에 상승 전환한 데 이어 5월 초 생활방역으로 전환한 영향으로 5월에 증가폭이 커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14.4%), 예술·스포츠·여가(10.0%), 협회·수리·개인(9.5%), 도소매(3.7%), 운수·창고(1.5%), 교육(1.5%) 등 모든 업종에서 늘었지만, 여행업, 항공업, 운수업 등 타격이 큰 업종이 있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하진 못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4.6% 증가하며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는데,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반등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7.6%), 의복 등 준내구재(10.9%),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0.7%) 판매가 모두 증가에 성공했다.

대형마트(-10.6%), 면세점(-0.5%)은 줄었지만 전문소매점(10.5%), 승용차·연료소매점(7.7%), 무점포소매(4.9%), 백화점(4.4%), 슈퍼마켓·잡화점(2.2%), 편의점(3.7%)은 증가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통계동향심의관은 "가구나 안경 같은 전문소매점 판매가 크게 늘어난 점에서, 다른 시기에 비해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효과를 부정하기 어려우나 앞으로 그 효과가 계속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어들며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1월(6.8%)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로, 자동차 내수 출하와 수입 등이 줄면서 운송장비(-16.1%)가 많이 적어졌고, 기계류 투자도 1.7% 축소됐다.

건설업체 실적인 건설기성 역시 4.3% 감소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하락한 96.5를 기록했는데,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1월(96.5)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98.9로, 역시 2019년 8월(98.9) 이후 9개월 만에 최저다.

안 심의관은 "동행지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장기 추세에서 많이 벗어났으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낙폭은 금융위기 때 정도로 충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