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절감 절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영업점 통폐합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초저금리와 대출 규제의 여파로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지점을 폐쇄하는 대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면서 고령층 등 일부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 사진=미디어펜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상반기에만 106개의 영업점을 통폐합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당장 다음 달에만 24개의 영업점이 통폐합을 예고하고 있다.

은행권의 슬림화는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저금리 기조 속에 최근 초강력 대출 규제마저 시행되면서 하반기에도 수익성 회복이 어려울 전망이 나오면서다.

은행의 수익성 개선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미 이자부문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인데 이는 하반기에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비이자부문의 이익도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한 대형사고가 연일 터지면서 당국에서도 이를 반영해 은행의 투자상품 판매에 대한 규제를 한층 끌어올리면서 투자상품 위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여기다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접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영업점 방문보다는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면서 은행의 영업점 축소를 더욱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지난 2월 4대 시중은행의 비대면 건수는 약 2774만8000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9% 늘어났다.

이에 은행들도 점포수를 줄이고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비대면 채널에 더욱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대면중심으로 이뤄졌던 금융서비스가 비대면으로 옮겨가면서 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될 전망”이라면서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비대면 거래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 등이 불편을 겪을 수 있어 이들에 대한 지원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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