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펀드 이관 희망에다 한투 원금 70%선지급도 부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 중 가장 많은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이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부실화된 옵티머스 펀드의 처리 문제부터 당국과 NH의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원금 70% 선지급’을 약속해 NH의 보상수준에 대한 기대치도 올라간 상황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가장 많은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이 사후처리 문제를 놓고 당국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당국이 라임 때와는 달리 배드뱅크(가교운용사) 설립을 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는 NH투자증권으로의 펀드 이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사진=NH투자증권


금감원은 가교운용사 설립이 비효율적이라 판단해 NH투자증권이 펀드를 이관받길 희망하고 있는 입장이다. 부실화된 펀드를 혼자 떠안아 한다면 NH투자증권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5월말을 기준으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판매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 4528억원으로 무려 87.55%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 한국투자증권 407억원(7.87%), 케이프투자증권 149억원(2.87%), 대신증권 45억원(0.87%), 하이투자증권 25억원(0.48%), 한화투자증권 19억원(0.36%) 등이다.

당국은 “가교운용사 설립과 펀드 이관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이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단, 판매 대부분이 NH투자증권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교운용사 설립에 그다지 적극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자들에 대해 ‘원금 70% 선지급’ 방안을 발표한 점도 NH투자증권에게는 일종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를 구매한 투자자 모두에게 조건 없이 원금의 70% 선지급을 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로부터 접수를 받아 오는 14일에 일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NH투자증권 역시 한투에 준하는 정도의 배상을 해야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판매규모가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면서도 “한국투자증권이 먼저 ‘선례’를 만든 만큼 NH도 70% 배상이라는 큰 틀 안에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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