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개인신용대출의 금리가 연 1%대에 진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일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최저금리도 연 1%대 후반까지 내렸다.
1%대 개인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소득이 높은 고신용자에 한정된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신용대출 금리도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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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연합뉴스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 제외)는 2.41~2.76%로 2%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은행에선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소득이 높은 고신용자에 한정해 1%대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NH농협은행의 ‘올인 직장인대출’은 연 1.95%의 최저금리를 적용한다. 최대한도가 2억원인 우리은행의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과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도 최저금리가 각각 연 1.7%, 1.68%로 낮아졌다.
신용대출의 1%대로 떨어졌다고 해서 모든 고객이 이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고객은 소득이 우량하고 신용등급이 우수한 일부 고신용자에 한정되나,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의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어서 신용대출의 금리도 더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용대출 잔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17조5232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2조837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역대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던 지난 3월의 증가폭(2조2409억원)을 넘어선 규모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와 영세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긴급 생계·사업자금 수요와 함께 부동산 규제로 인한 주담대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간 탓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신용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금리하락으로 이자부담이 줄어든 데다 부동산 규제에 따른 주담대 수요와 함께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수요 등이 몰리면서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실물경제가 악화될 경우 긴급 생계·사업자금으로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취약차주와 영세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에 막대한 피해가 전가될 것을 우려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리는 방안 등 건전성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