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14일 발표한 '한국판 뉴딜'은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의 대전환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뉴딜', 친환경·저탄소 등 '그린 뉴딜'을 강력히 추진할 예정이다.
또 사회적안전망은 강화, '사람 중심 포용국가'의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오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160조원(국비 114조원)의 재정을 투자, 일자리 190만개를 창출하고, 규제 혁파와 제도 개선으로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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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
문재인 정부는 저성장·양극화 심화에 대응해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했으나, 그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엎친 데 겹쳤다.
세계 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약의 경기침체 및 일자리충격에 직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도 극심한 경기침체 극복과 구족 대전환 대응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그 돌파구로, 대공황 시기 미국의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규모의 한국판 뉴딜을 추진, 위기 극복과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글로벌 경제 선도를 위한 국가발전전략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에 대응, 비대면 디지털 경제 및 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함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고용안전망 등 포용성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불평등 사회에서 포용 사회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 더이상 소주성 밀어부치기는 '불가능'
문 정부는 출범 이후 '함께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을 위해 '사람중심 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했다. 공정경제의 기반 위에 혁신성장과 포용적 성장을 추진한다는 것.
그 방편으로 선택된 것이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었다.
그러나 소주성은 이제까지 실패의 연속이었다.
세계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여건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축소정책이 기업과 경제현실에 맞지 않는 '탁상공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이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더 이상 이런 비현실적 정책을 밀어부칠 수는 없게 됐다.
실제 문 대통령의 14일 청와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연설에서는 '소주성'과 '공정경제'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뉴딜'이 22번, '변화'가 13번 언급됐다.
이제 정권 후반기에 접어들었음을 고려한다면, 무리한 '이념적' 정책기조를 유지하기보다는 현실적으로 '구체적 성과'가 필요하다는 점을 의식한 결과가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마침 이날 새벽 최종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률도 1.5%로 역대 최저치였고, 이를 정부측 공익위원들이 유도했다는 점도 상징적이다.
이참에, 소주성 폐기선언도 검토할 만하다는 의견도 시장에서 나온다.
◇ 재정풀기만으로 성과내기는 '공염불'
또 다른 한국판 뉴딜의 성공조건은 규제 혁파라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당장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재정투자는 '마중물'이고, 민간이 화답하는 '펌프질'이 있어야 한다"며, 규제 혁파와 제도개선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혁파 대상에는 수도권 입지 규제, 비대면 의료 허용, 금산분리 완화 등 이제까지 '금과옥조' 같았던 것들까지, 모두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영상보고를 통해 "2025년에 전기자동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며, 그룹의 그린 뉴딜 계획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은 "내년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출시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보고대회에서, 자사 보유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뉴딜을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분석.가공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소상공인과 창작자들을 위한 더 쉽고 편리한 플랫폼을 만들고, 혁신적 금융서비스도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보고대회에 현대차그룹과 네이버가 주역이 되고,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삼성그룹은 뒷전이었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판 뉴딜이 막대한 재정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인 만큼, 가뜩이나 '위험 임계점'에 이른 재정건전성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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