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모빌리티’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이 전장을 성장사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부품을 책임지는 전영현 삼성SDI 사장과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장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미래 자동차 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부산에 위치한 삼성전기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자율주행으로 바뀌면서 삼성의 장점이 미래차 시장에서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문형 반도체, 센서, 부품, 배터리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삼성이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집약형 부품을 납품하면서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시너지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 역시 이 같은 가능성을 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의 연쇄 회동도 이 같은 흐름의 하나라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은 자동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와 차량용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만드는 삼성전기 생산 현장을 점검하며 기술 고도화를 주문하고 있다.
삼성SDI의 전 사장과 삼성전기 경 사장은 과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다 자리를 옮겼다. 두 사장 모두 ‘반도체 1등 DNA’를 신성장 사업에 이식하고, 이 부회장의 의중을 파악해 빠르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중 하나가 배터리다. 내연기관이 퇴출 수순을 밟는 가운데 동력원을 공급하는 배터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오르 마켓에 따르면 2025년에 글로벌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854억1000만달러(약 10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전 사장은 최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차세대는 물론 차차 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자”며 “새로운 50년을 기술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기술로 시장을 리드해 나가자” 강조했다.
삼성SDI는1회 충전으로 600~700km 주행이 가능한 고용량·고출력 배터리 셀 및 모듈과 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꿈의 기술’로 평가받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도 속도를 붙이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MLCC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자동차 파워트레인 및 ABS용 MLCC 5종을 개발하는 등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반도체 등 능동부품이 필요로 하는 만큼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
|
|
|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각사 |
올해 1월 삼성전기 수장에 오른 경 사장은 차별화 기술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4월 1분기 경영현활 설명회에서 경 사장은 “양적 성장과 더부러 질적 설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자동차용 MLCC는 사람의 생명과 연관돼 있어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필요하다. 고온(150℃이상) 및 저온(영하 55℃)의 환경, 휨 강도 등 충격이 전달되는 상황, 높은 습도(습도 85%)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 작동이 요구된다.
자동차에는 3000~15000개 가량의 MLCC가 탑재되고, 제품 단가도 IT제품보다 더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전장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되면서 자동차용 MLCC는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MLCC 시장은 현재 16조원 규모에서 2024년에는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세계 MLCC 시장의 29% 수준의 전장용 MLCC는 2024년에 약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수의 관심과 부품사들의 기술 고도화 노력이 어우러져 삼성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차별과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시장이 융합적 모빌리티로 바뀌고 있다. 앞으로 삼성의 강점이 모빌리티에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다. 총수 시너지로 힘을 받으면서 삼성SDI와 삼성전기의위상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