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거듭되는 논란으로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주요 현안 후속 입법의 강행처리 부담, 든든한 파트너도 없어
박병석 "의석이 너무 기울어져서 오히려 타협 잘 안되는 구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협치’를 강조했지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177석이라는 절대적인 힘을 가졌지만, 주요 이슈에서 야당과 입장차를 보이며 홀로 고립된 모양새다.

정부‧여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대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후속 입법 처리를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함께 해 줄 ‘파트너’가 없다.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활용해 주요 현안 관련 법안 처리를 강행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여론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부동산 대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총선 이후 연이은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동력이 약해졌다. 자칫하면 강력한 국민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당 내에서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실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평가(51.7%)가 긍정평가(44.1%)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왔다. 민주당 지지율도 전주보다 4.3%p 하락한 35.4%를 기록, 통합당(31.1%)과 불과 4.3%p 차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46%, 부정평가는 43%로 나타났다. 하지만 취임 3주년 즈음인 지난 5월 초 71%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지지율이 불과 2개월여 만에 25%p 하락한 것이다. 

야당의 협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이미 국회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21대 국회 임기 내 통합당과의 기상도는 ‘먹구름’이 예상된다. 역대 최장 기간 지연 기록을 남긴 국회 개원식도 여야간 형식적 합의였다. 여전히 통합당은 야당 몫 국회부의장을 거부하고 있다.

특히 공수처 출범의 선결조건인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이 난항을 겪으면서 공수처의 7월 출범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당은 20대 국회 당시에도 공수처를 반대한 만큼 공수처 출범에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다른 군소 야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은 총선 전부터 현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안철수 대표는 부동산 대책 등 연일 정부의 정책 실정에 대한 비판을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통합당과 정책연대를 모색 중이다.

   
▲ 16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개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서 여당과 야당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에서 가장 든든한 우군이었던 정의당도 등을 돌렸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정의당은 ‘4+1’ 공조를 통해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줬지만, 총선에서 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출범시키면서 사이가 멀어졌다. 최근에는 부동산 정책, 3차 추경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면서 ‘선명성’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발생한 조문 논란에서 당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심상정 대표의 사과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현안에 대해 무턱대고 민주당에게 힘을 실어주기 어려워졌다.

이와 관련, 박병석 국회의장은 17일 오전 전 국회의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180석 대 100석이 되니까 의석이 너무 기울어져서 오히려 타협이 잘 안 되는 구도가 돼 있다"면서 "역설적으로 4당 체제 때가 제일 합의가 잘 되서 세력이 균열이 가있을 때 우리가 타협이 잘 됐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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