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회 인사청문회를 이틀 앞둔 이인영 통일부장관 후보자가 21일 밝힌 남북협력 구상은 과감하면서도 호혜적인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령 대동강 물과 술을 우리 쌀과 약품과 바꾸는 현물 대 현물로 교역하는 구상이 눈길을 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먼저 북한과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다음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며 “그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그동안 했던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해가는 순서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공식적으로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 있는 구상을 밝히고 제안할 생각”이라며 “금강산관광 문제를 개별관광 문제로 접근시켜 풀어나가고, 이산가족상봉은 고령자의 상호 방문을 추진해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그는 “금강산에서 이뤄지면 좋겠지만 당장 여건이 안된다면 판문점에서 소규모 단위로라도 추진해보고 싶다”며 “일상적으로 화상을 통해 서로 안부를 묻고 소식을 전할 수 있는 과정은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런 방안은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검토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남북관계에서 제약이 되는 걸림돌을 제거하고 나면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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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 본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구상중인 대북정책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디어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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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 후보자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싶은 것은 인도적 영역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며 “여기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문제는 상상력을 발휘해 물물교환 방식으로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과 우리의 쌀과 약품을 현물 대 현물의 교역 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다”며 “이 밖에 지역 대 지역 협력 방식 등 제가 상상했던 남북협력 방안에 대해 취임 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남북협력사업에서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다고 비판받고 있는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판단할 것과 워킹그룹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나가는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과 같은 인도적 교류 영역의 사안들은 워킹그룹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정책을 추진해도 된다는 생각”이라며 “워킹그룹의 역할은 주로 제재에 해당되는 사안들을 논의하면 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했다.
즉 “여전히 한미워킹그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잘 구분해서 정책을 추진하면 된다”며 “그동안 대북제재와 관련해 워킹그룹을 통해 효율적으로 해제 절차를 밟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 이 후보자는 이미 “코로나19 등 현실적인 제약 상황을 고려하면서 전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도 “통일장관 후보자 입장 이전에 개인전인 입장으로 연기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장관 후보자로서 국방부의 견해를 간접적으로 청취해보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관련해 현실적 요구들이 존재하고, 코로나 19라는 제약 요인도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모두 감안해서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판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통일부가 대담한 변화를 추진하겠다. 남북관계 발전에서 통일부가 중심이라는 확고한 위상과 역할을 정립하겠다”면서 “통일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우리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변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변화,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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