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천정부지로 뛰어오른 강남의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오히려 이들 지역의 전셋값만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최근 7·10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 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셋값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자녀 교육 등을 이유로 강남으로 이주한 세입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집을 사지도, 그렇다고 이사를 가는 것도 모두 쉽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전세값의 상승은 결국 매매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정부 부동산 규제책의 효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살펴본 결과, 서울의 아파트 3.3㎡당 평균전세가격은 지난해 6월 1751.7만원에서 올해 6월 1865.1만원으로 전년대비 113.4만원(6.47%) 올랐다.
이중에서도 강남3구의 전셋값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특히 강남구 아파트의 경우 3.3㎡당 평균전세가격이 지난해 6월에는 2769.7만원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3148.9만원으로 전년대비 13.69%(379.2만원) 상승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초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이 같은 기간 2679.3만원에서 2894.9만원으로 215.6만원 올라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송파구 역시 2004.1만원에서 2154.8만원으로 150.7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3구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2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6월에만 하더라도 9억3000만원(17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올해 6월에는 2억7000만원(29%) 오른 12억(18층)에 전세가 거래됐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롯데캐슬클래식’ 전용 74㎡ 역시 지난해 6월 8억2000만원(11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지만, 올해 6월에는 10억2000만원(18층)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 1년간 전셋값이 약 2억원(24.4%) 뛴 것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문정래미안’ 전용 120㎡도 2019년 6월 전셋값이 6억5000만원(16층)에서 올해 6월 8억(9층)으로 1년간 1억5000만원 올랐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부담과 저금리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 있는 분위기에다가 분양가상한제로 로또 청약까지 생겨 전세로 거주하다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세가격 상승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급등보다 전셋값 급등은 서민 주거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라며 “전셋값이 오르면 목돈을 마련해야 되고, 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전셋값이 계속 오른다면 주거 불안정도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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