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스위치 타자를 시도한 것 자체가 새로운데, 우타석에서 홈런까지 날려 상대팀도 팀 동료들도 깜짝 놀랐다.

최지만은 27일 새벽(한국시간) 탬파베이 홈구장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개막 시리즈 3차전에 1번타자 1루수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우투좌타로 활약해온 최지만은 이날 1회말 첫 타석에서는 상대 우완 선발 토마스 해치를 상대로 평소처럼 좌타석에 들어서 파울플라이 아웃됐다.

   
▲ 사진=탬파베이 레이스 SNS


3회말 상대 투수가 좌완 앤소니 케이로 바뀌자 최지만은 처음으로 '우타석'에 들어서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6회말 다시 만난 케이를 상대로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스위치 타자 변신 두 타석만에 날린 홈런이었다. 

이후 9회말 2사 만루의 5번째 타석에서는 토론토 우완 마무리 켄 자일스를 상대로 좌타석에서 3볼-1스트라이크까지 간 다음 자일스가 부상으로 좌완 브라이언 모란으로 교체되자 다시 우타석으로 옮겨 볼넷을 얻어냈다. 타점을 올리는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0-4로 뒤지던 탬파베이는 최지만의 솔로포로 추격을 시작했고, 최지만의 밀어내기 볼넷이 발판이 돼 9회말 동점을 이뤘고, 결국 연장 승부치기 끝에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최지만의 스위치 히터 변신이 이끌어낸 극적인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최지만은 5년 전 마이너리그 시절 잠시 스위치 타자 시도를 한 적은 있지만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는 처음 우타석에 들어섰다. 오래 연습한 것도 아니었다. 늦춰진 시즌 개막으로 7월초부터 다시 재개된 '서머캠프'에서 우타석 타격연습을 한 것뿐이다.

최지만의 '스위치 히터 신공'에 당하며 쓰라린 역전패를 당한 토론토 선수단은 충격에 빠졌고, 탬파베이 감독과 동료들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날 경기 후 케빈 캐시 감독은 최지만의 우타석 타격이 선수 본인의 뜻이었다고 전하면서 "정말 인상적이었다. 5년간 하지 않았던 스위치 히터인데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구장 제일 깊숙한 곳까지 타구를 날렸다"고 흐뭇함을 나타냈다.

10회 승부치기에서 2타점 역전 끝내기 3루타를 친 팀 동료 케빈 키어마이어도 최지만의 우타석 홈런에 대해 "정말 굉장하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대단하다. 그는 많은 재능을 갖춘 선수다"라며 거듭 감탄사를 내뱉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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