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본사 부지(약 7만9341.80㎡) 개발사업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건설명가’를 재건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 자리를 삼성물산에 내줘야만 했다.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의 하락이다.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사진=뉴시스

그러나 정 사장은 건설업계에서만 36년간 몸담아 온 건설 전문가로 업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그룹은 이번 개발사업의 TF 전권을 정 사장에게 위임하며 건설명가 재건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그룹이 이토록 정 사장의 리더십에 기대를 하고 있는 이유는 올해 현대건설의 실적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현대건설은 올 한해 최고의 한해를 보내며 지난 3분기 매출 4조2529억원, 영업이익 23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각각 20.5%, 12% 증가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실적 향상은 해외 대형수주의 영향이 컸다. 4분기에도 14억 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매출이 추가될 예정으로 올해만 18조원의 매출 달성을 눈앞에 뒀다.

장기 침체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과 달리 업계 최초로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등 정 사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단연 돋보인다.

더욱이 현대건설은 지난 9월 입찰에서 10조5500억원에 날찰된 한전본사 부지 개발사업의 시공을 맡으며 삼성물산에 내준 업계 1위 타이틀을 다시 가져오는 것은 물론 건설명가의 재건의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현대건설의 1위 탈환이 수월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전본사 부지 개발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 역시 경기 평택 고덕산업단지 개발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95만㎡ 규모의 고덕산업단지에 15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공장을 건설할 계획이기 때문에 당분간 업계 1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