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연준 돈풀기, 미-중 간 마찰 격화 탓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하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금값이 하반기에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 달러화 지수는 93.65로, 지난 2018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였고, 이달 들어 3.77% 하락해 낙폭은 지난 2011년 4월 -3.85% 이후 월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이날 하루 유로화 가치는 0.8% 상승했다.

유로화에 대한 미 달러화 환율은 장중 한때 1유로당 1.1782유로까지 치솟아, 201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CNBC방송은 "3월에는 2년 반만에 최고치였던 달러화가 2년만의 최저치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이런 달러화 약세는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돈풀기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최근 중국과의 마찰 격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에 막 충격이 닥친 3월에는 달러화가 안전자산으로 대접받았지만, 이후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분위기가 반전된 데다,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재확산하면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퇴조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회복이 더 지연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재정적자는 더 확대되고 초저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

CNBC는 다국적 금융회사인 엑산티의 최고경영자(CEO) 예스 노드바그가 "달러화가 6년간 강세였던 만큼, 이제 조정을 받기 시작했을 뿐"이라며 "달러화 약세는 계속될 큰 흐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금값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3.50 달러(1.8%) 급등한 1931달러에 마감, 전 거래일인 24일 종가 기준으로 9년만에 역대 최고치를 찍은 데 이어, 2일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금값 초강세는 달러화 가치 하락에 따른 대체 안전자산 선호, 과잉 유동성의 유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휴스턴과 청두 소재 총영사관 폐쇄를 각각 주고 받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그 배경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금 가격은 과거 최고치를 상회하고 있는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통화정책 완화, 인플레이션 기대, 달러화 약세 등이 주요 배경"이라며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금 수요도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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