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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SPC그룹이 계열사들을 통해 SPC삼립(이하 삼립)에 7년간 부당하게 414억원의 이익을 몰아줘, 부당지원과 관련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룹 내 부당지원행위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SPC그룹에 총 6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허영인 회장과 조상호 총괄사장, 황재복 파리크라상 대표와 파리크라상·SPL·BR코리아 등 3개 계열사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SPC는 지난 2011년 4월 1일부터 2019년 4월 11일까지 그룹 내 부당지원으로 삼립에 총 414억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를 받는다.
특히 계열사를 통한 '통행세 거래'로 38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삼립에 제공했는데, SPC는 2013년 9월부터 2018년 7월까지 파리크라상, SPL, BR코리아 등 3개 제빵계열사가 '밀다원', '에그팜' 등 8개 생산계열사 제품을 구입할 때, 굳이 중간단계로 삼립을 거치도록 했다.
삼립은 생산계열사에서 밀가루를 740원에 사서 제빵계열사에 779원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210개 제품에 대해 챙긴 마진은 연평균 9%였다.
SPC는 삼립이 생산계획을 수립하고 제품 품질을 관리했다고 주장했으나, 공정위는 삼립이 생산계획 수립, 재고관리, 영업 등 중간 유통업체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삼립을 통한 통행세 거래가 부당지원에 해당함을 인지했으며, 허 회장이 주관하는 주간경영회의에서 대책도 논의했다.
공정위는 통행세 거래로 삼립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급격히 증가했으나, 제빵계열사의 원재료 가격이 높아져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제품 가격은 높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또 SPC 계열사인 샤니는 2011년 4월 상표권을 삼립에 8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고, 판매망도 정상가인 40억 6000만원보다 낮은 28억 5000만원에 양도했는데, 당시 샤니는 양산빵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 1위를 달리고 있었는데도 삼립을 중심으로 판매망 통합이 진행됐다.
이를 통해 삼립에 지원된 금액은 13억원이고, 판매망 통합 이후 삼립은 양산빵 시장에서 점유율 73%의 1위 사업자로 발돋움했고 영업성과도 개선됐다.
반면 샤니는 0.5%의 낮은 영업이익률로, 삼립의 하청 제조공장 역할을 하게 됐다.
아울러 SPC는 2012년 12월 계열사인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정상가격인 주당 404원보다 현저히 낮은 주당 255원에 삼립에 양도하도록 함으로써, 삼립에 총 20억원을 지원했다.
삼립이 밀다원 주식을 100% 보유하면 밀다원이 삼립에 판 밀가루 매출이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통행세 거래 구조 마련에 앞서 주식 양도를 진행한 것이다.
밀다원의 생산량과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데도 싼 가격에 삼립에 주식을 넘겨, 파리크라상은 76억원, 샤니는 37억원의 매각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SPC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삼립의 주가를 높인 후, 총수 2세가 보유한 삼립 주식을 파리크라상의 주식으로 바꾸려는 목적으로 부당지원행위를 했다고 분석했다.
총수 일가가 지분을 100% 가진 지주회사격인 파리크라상의 2세 지분을 늘리면, 총수 일가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다는 것.
SPC 계열사들의 이익 몰아주기로 2010년 2693억원이던 삼립의 매출액은 2017년에는 1조 101억원으로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64억원에서 287억원으로 늘었다.
주가 역시 폭등, 2011년 초반 1만원대였던 삼립 주식은 2015년 8월 41만 1500원을 찍는 등, 40배 넘게 상승했다.
삼립이 계열사간 재료·제품 거래의 중간단계 역할을 하면서 계란, 잼 등 원재료를 파는 계열 외 중소기업의 납품시장 내 진입이 어려워지기도 했다.
정진욱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대기업집단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중견기업집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것"이라며 "통행세 거래 시정으로 소비자에게 저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제빵 원재료 시장 개방도가 높아져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도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SPC 관계자는 "판매망과 지분 양도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적법 여부에 대한 자문을 거쳐 객관적으로 이뤄졌고, 계열사 간 거래 역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직계열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삼립은 총수 일가 지분이 적고 상장회사이므,로 승계 수단이 될 수 없다"며 "총수가 의사결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을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과도한 처분이 이뤄져 안타깝고, 향후 의결서를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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