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룰' 공정하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 야기"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네이버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올해 하반기 대출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금융권 일각에선 “동등한 관계에서의 경쟁이 아닌 규제는 피해가며 전통적인 금융업의 진입장벽을 허물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사진=네이버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가 자사 쇼핑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중은행 수준의 대출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해 금융권에선 공정한 경쟁이 아닌 ‘기울어진 운동장’ 속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같은 업권 내에서 경쟁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네이버 등 빅테크(Bigtech) 기업이 금융권의 장벽을 허물면서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면서도 “문제는 ‘시장의 룰’이 공정하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에 입점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시중은행 수준의 대출금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는 이들 판매자의 10명 중 7명이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데 따른 것이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업자인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대출은 금융이력이 없이도 일정금액 이상 매출만 있으면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금융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금융소외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네이버는 금융사가 아닌 까닭에 직접 대출시장에 진출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금융사인 미래에셋과 제휴하는 방식으로 대출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현재 카카오가 은행과 증권사, 손해보험사 등 직접 금융회사 인가를 취득해 금융회사와 경쟁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가 지금 하려고 하는 중소상공인 대출은 금융여신회사 기능의 극히 일부”라며 “중소상공인 대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잘할 자신도 없는 금융여신사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서도 금융권에선 뒷말이 무성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접 금융회사 인가를 취득해 금융회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닌, 기존 금융사와 제휴를 통해 금융업권에 진출함으로써 기존 금융사의 높은 규제장벽은 피해가고 실질적으로 이득만 취하겠다는 행보로 밖에는 해석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