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 케이캡 상반기 처방액 307억원
지난해 3~12월 처방액인 264억원 뛰넘어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도 반사이익
   
▲ HK이노엔의 위산분비억제제 '케이캡'./사진=HK이노엔

[미디어펜=김견희 기자]라니티딘·니자티딘을 원료로 사용한 위장약이 시장에서 퇴출된 이후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HK이노엔을 선두로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니티딘과 니자티딘 대체제로 △위산분비억제제(P-CAB) △프로톤펌프억제제(PPI) △라니티딘과 동일한 수용제차단제(H2RA) 중 라푸티딘과 파모티딘 계열 약물이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위장약 처방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품은 HK이노엔의 P-CAB 제제 '케이캡'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의 처방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30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12월 전체 처방액인 264억원 보다 16% 웃도는 액수다. 

PPI 계열 약물의 단점을 보완한 혁신 신약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았으며, 소화기계 제품 영업력이 뛰어난 종근당과 HK이노엔의 시너지를 통해 라니티딘 성분 제품의 빈자리를 빠르게 점유할 수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HK이노엔 관계자는 "라니티딘 반사이익만 있는 게 아니다"며 "케이캡은 투약 첫날부터 24시간 이내 빠른 약효 발현, 식전식후 상관 없이 복용 가능한 편의성 등 제품력을 앞세워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에서 판매하는 PPI 계열 의약품 '에스메졸'도 라니티딘 의약품 퇴출 이후 수혜를 입고 있다. 에스메졸의 올해 상반기 원외 처방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한 20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라니티딘과 동일한 H2RA 계열 '한미 파모티딘'은 31억원으로 전년 5억원 대비 6배 증가했다. 

동아에스티의 파모티딘 성분 위장약인 '가스터' 역시 올해 상반기 처방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 증가한 121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라니티딘 의약품 대체제로 많이 처방되기도 했고 또 일동제약과의 판매 제휴 등을 통해 처방액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니티딘과 같은 수용제 차단제 중에서도 라푸티딘 성분인 '스토가'는 올해 상반기 100억원의 처방액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라니티딘 의약품 퇴출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 일동제약 ‘큐란’./사진=일동제약


반면 블록버스터급 라니티딘 제제를 보유했던 일동제약과 대웅제약은 이를 대처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제제 '큐란'의 판매정지 이후 동아에스티와 동아가스터 공동판매에 나서는 한편 보유하고 있는 PPI 제제 '라비에트'로 대체하는 마케팅 전략을 취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회사 사정에 맞춰 대응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큐란의 지난해 상반기 처방액은 105억원이다.

대웅제약은 '알비스'와 '알비스D'가 퇴출된 이후 PPI 계열 '가스모틴' 품목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세웠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해서 채워나갈 것이다"며 "모비케어나 얼리텍 같은 예방영역으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알비의 알비스D의 지난해 상반기 처방액은 320억원에 달한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9월 발암가능물질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초과 검출된 라니티딘 원료 의약품 269개 품목에 대한 판매 중지, 회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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