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물폭탄을 쏟아내는 장맛비가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자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통상 여름철 장마기간에 소폭 오름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었지만, 이번 장마가 유독 길고 강력해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31일 지난 9일부터 27일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로 인해 국내 4대 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에 접수된 차량 피해 건수는 162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차량침수는 1585건으로 추정손해액은 161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예년 장마에 비해서 올해 차량 피해가 큰 편"이라며 "지난해 차량침수 손해액은 343억원으로 지난 약 20일간의 손해액이 작년 전체의 47%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현재까지 집계된 추정 손해액은 최근 장마 피해가 극심했던 대전과 충청 지역 등의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수치"라며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상반기 반짝 개선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급등 조짐을 보일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재택근무제가 시행되고, 외출을 자제하면서 차량 운행량과 사고가 줄었기 때문이다.
병원 내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병의원 방문이 줄어든 것도 손해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누계 기준 상위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가마감)은 83.4~84.2% 수준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5~3.5%포인트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손해율이 점차 반등세를 보이더니 장마가 겹치며 하반기엔 또 다시 손해율이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지난 6월 국내 4대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85.5% 수준으로 잠정 집계돼 직전 달에 비해 3.5%~4.6%포인트 상승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장마가 유독 극심해 침수 차량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손해율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8월엔 태풍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는만큼 차량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같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해보험협회는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차량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네이버 밴드 SNS 서비스를 활용한 민관합동 '둔치주자창 차량 대피 알림 비상연락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비상연락체계는 둔치주차장에 주차한 차량이 침수가 우려될 경우 지자체 담당자가 차량 번호 등을 네이버 밴드에 게시하면 각 손보사가 즉기 가입여부를 조회해 실시간으로 차주에게 긴급대피를 안내하거나 해당 차량을 대신 견인해준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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