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U와 협상 중단, 프랑스에 보복관세 부과키로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연초 이후 소강상태이던 글로벌 디지털세 갈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 디지털세의 대표적 표적인 구글 마크 [사진=구글 홈페이지 캡처]


미국은 최근 유럽연합(EU) 주요국들 및 영국과의 디지털세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유예하겠다고 연초 약속했던 것과 달리, 프랑스산 제품 13억 달러 어치에 25%의 보복관세 부과를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을 협상중단의 이유로 들었으나, , 대외 압박의 대상을 중국에서 유럽으로 확대시키면서, 미국 내 감염병 재확산에 따른 비난여론을 무마하려는 대선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럽 뿐 아니라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으로 디지털세 도입이 확산되는 것도 미국을 자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말까지 디지털세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향후 회의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고, 11월 미국 대선 등을 감안할 때 연내 타결 전망은 불투명하다.

EU 차원의 디지털세 단독 추진 합의도 산업구조 차이에 따른 국가별 이해관계가 달라,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오히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개별 국가 차원에서의 자체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자국기업 보호를 우선하는 미국과 대립하는 '1대 다자간' 구도가 전개될 소지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신규 세원' 마련 필요성, 비대면 활성화에 따른 주요국의 '디지털경제 주도권 경쟁' 심화 등이 그 배경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글로벌 통상질서를 훼손하고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중시키며, 글로벌 IT대기업의 세부담 증가와 주가변동성 심화 등을 유발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한국의 경우, OECD가 미국의 요구대로 소비재 제조업체를 디지털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휴대폰.자동차 등 주력 수출산업의 피해가 걱정된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화장품, 의류 등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세수 추가 확보, 외국기업 유치 필요성 등 디지털세 도입 찬반 논쟁에 지정학적 요소 등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도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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