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신용대출 두 달 연속 급증
[미디어펜=백지현 기자]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120조원을 넘어섰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모습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 등으로 주담대의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용 자금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용대출은 주택 및 주식투자 자금 수요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긴급 생활자금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연합뉴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7월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20조2042억원이다. 올해 들어 최대 증가세를 기록했던 6월(117조623억원)과 비교해 2.28%(2조6760억원)이 증가한 규모다.

신용대출 증가 폭은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3월(2조2408억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이후 4월에는 497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가, 5월 1조689억원, 6월 2조8347억원으로 큰 폭으로 다시 급증했다.

반면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452조8239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1조3672억원(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주담대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관련 수요가 신용대출로 옮겨가며 이른바 ‘풍선효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규제에도 집값이 오르는데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택자금을 위한 자금으로 신용대출을 이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한 데 이어, 올 6월에는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도 전세대출을 제한했다. 

이같은 정부의 초강도 대책에도 집값은 오히려 뛰었다. 

한국감정원이 6월 16일부터 7월 13일까지 조사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과 비교해 0.61%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1년 4월(1.14%) 이래 월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수도권이 6월(0.49%) 대비 0.81% 올랐고, 서울은 0.71% 상승했다.

여기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용 자금 수요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증기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31일 기준 47조원을 넘어서, 지난해 말(약 27조원) 대비 70%가량이 늘었다.  

집값이 오르는 데 대한 불안감에 따른 ‘패닉 바잉(공황 구매)’과 ‘주식시장 활황’에 따른 투자자금 수요에 코로나19 긴급 생활자금까지 더해지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생활자금에 더해 주택자금 및 주식용 투자자금 수요가 더해지면서, 신용대출이 당분간 큰 폭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