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회사채 시장에서 신용등급별 수요 양극화 현상이 지속하면서 지난달 사모사채 발행 물량이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7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자료를 발표하면서 지난달 회사채 발행량이 한 달 전보다 8조 8000억원(73.5%) 늘어난 20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발행량은 크게 증가했지만 AA등급 등 우량채권의 발행은 감소한 반면 사모사채 발행이 크게 늘었다. 7월 AA등급 회사채 발행량은 지난달 3조 1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 1000억원(-27.2%) 줄었다.

반면 사모사채 등 기타 채권 발행량은 14조 7000억원으로 전월(3조 1000억원)의 약 4.7배 급증했다. 금투협은 "비우량 기업들의 수요예측 미매각 증가 등으로 사모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7월 회사채 수요예측금액은 2조 5000억원(35건)으로, 작년 같은 달(4조 3000억원)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규모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3년 만기물 기준)는 AA-등급이 138bp(1bp=0.01%포인트), BBB-등급이 772bp로, AA-등급은 2bp 하락했지만 BBB- 등급은 2bp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채권시장 역시 온기가 회복됐지만, 우량물을 제외하면 비우량물에 대한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고 금투협 측은 설명했다.

7월 전체 채권 발행 규모는 85조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 9000억원 늘어났다. 국채 발행량이 20조원, 특수채 발행량이 6조 8000억원으로, 각각 전월 대비 8조 5000억원, 1조 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회사채 및 금융채 발행량이 각각 8조 8000억원, 6조원 늘면서 전체 채권 발행량 증가에 영향을 줬다. 7월 장외 채권 거래량은 전월 대비 28조 9000억원 감소한 487조 3000억원을 나타냈으며, 일평균 거래량은 2조 3000억원 줄어든 21조 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한편 외국인은 국채와 통안채 위주로 총 6조 3000억원을 순매수해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7월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 보유 잔고는 한 달 전보다 3조 5000억원 늘어난 150조 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 경신 기록이 이어졌다. 이는 차익거래 유인이 발생한 데다 국가 신용등급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원화 강세 기대 등이 외국인 채권 매수의 유인이 됐다고 금투협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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