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110석중 102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시의원 1인당 5000억 감사…의원의 집단지성 믿는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수 평균의 원리라고 해야 할까. 민주당이 (서울시의회 의석) 110명 중에 102명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좌우 극단에 이르기까지 그런 분포가 골고루 있다. 민주당이 다수라고 해서 한쪽으로 똑같은 생각만 있는건 아니고 당내에서 각자 생각과 경험에 비추어 여러 의견이 나온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대표의원(3선·서대문구 제4선거구)은 6일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시의회 의석이 민주당의 절대 다수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상호 대표의원은 이날 '모든 걸 여당 뜻대로 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모든 책임을 다 져야 하고 대화 상대가 없어 외로운 시정일 수 있다고 본다'고 묻자 "공감대를 최대한 취합해 결과를 만들어내는게 대표의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를 따르라 하는건 구시대적 발상이고 의원 각 개인의 집단지성을 믿고 거기서 합리적 안을 도출해내는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의원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궐위 이후 서울시 안팎으로 내우외환이 닥쳤다는 걱정이 많다'는 기자의 지적에 "시 공무원들이 느끼는게 집안의 아버지가 없어진 기분이라는 것. 공허하다, 황망하다, 그런 말씀 많이 하신다"며 "의회에서 도와줄 수 있는건 시장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흔들림 없이 서울시정을 도와주는 것. 그것이 시민에게 도움되는 역할 같다"면서 말을 아꼈다.

조 대표의원은 이날 미디어펜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의원으로서의 고충과 예산 감독의 어려움, 시정활동으로 가장 보람있었던 일, 시급한 지역현안, 유권자인 시민들에게 한마디, 자신의 정치철학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 6일 서울시의회 조상호 민주당 대표의원이 미디어펜과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미펜) : 시의회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예산 감사입니다. 조 대표의원이 챙기는 예산 쓰임새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시민들이 낸 세금이 쓰이는 시책에 대해 어떻게 감사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조상호 민주당 대표의원(조 대표의원) : 서울시는 너무 방대하다. 서울시 전 부서를 모든 의원들이 감시할 순 없고 9개 상임위별로 상임위에 소속된 분야를 중점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시의원 4년 임기동안 2번 상임위를 바꾼다. 

이번에 저는 보건복지위원회로 바뀐지 한 달이 채 안되어서 보건복지 분야에 대해서 공부해야 한다. 보건복지 분야에는 정말 많은 사업들이 있다. 소관부서와 위탁형 등 수천개가 있다. (현실적으로) 올해 내에 다 못 본다. 

올해 시 예산이 55조원인데 110명이 감시해야 한다. 1인당 5000억 원이다. 보좌관 한명도 없어 힘든 시정활동이다. 반대로 국회 예산은 500조인데 국회의원 300명이라 일인당 1조 7000억 정도인데 보좌진이 9명에 달한다. 

시의회에서는 효율적인 예산 감독이 많이 힘든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지방자치법 개정을 국회에서 진행 중인데, 올해 안에 보좌진 충원을 비롯해 지방분권에 대한 입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솔직히 1인당 평균 5000억원의 예산 쓰임새를 감시하는 입장에서 많이 벅차다. 공무원 나름대로 사고하지만 시의원은 다른 시각에서 지적하게 된다. 저는 세무사 출신이라 회계분야 관련제도를 주로 지적한다. 이를 통해 많이 개선되기도 한다.

- 미펜 : 회계 세무 전문가로서 그동안 한강르네상스 특혜비리규명, 지하철9호선 및 우면산터널 등 민간투자사업 진상 규명, 경전철 민간투자사업 추진지원, 남북교류 협력지원, 사립학교 투명성 강화, 예결위 위원, 서부지역 광역철도 건설특위, 기획경제위원장 등 여러 일을 해오셨다. 가장 기억에 남거나 보람있던 순간이 있다면?

= 조 대표의원 : 지하철 9호선 민투사업 진상규명 특위에서 활동하면서 자본 재구조화를 완수해서 향후 10년간 3조 2천억원을 절감했다는 결과를 냈다. 특위 의원들의 노고를 박원순 시장이 표창과 감사패까지 준 적이 있어 보람이 있었다. 

또 다른 일로는 기획경제위원장 당시 서울시립대 여학생이 저에게 메일로 교수의 폭언 폭행 사실을 제보했었다. 그 여학생은 여기저기 제보했다가 저에게 알린 거였는데 제가 그분을 오라고 했고 모든 시의원과 공유해서 그 학생이 불합리하게 대우 받았던 것을 깼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원로교수였는데 수업시간에 언어폭력이 심했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했고 성희롱적 발언도 했다.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명의로 그 교수의 파면결의안까지 발의하고 해서 해임 처분까지 됐다는데 그 이후로 어찌됐는지 모르겠다. 당시 어린 학생의 눈물을 닦아주었던 기억이 남는다.

- 미펜 : 시의원과 세무사라는 2개의 일 말고 평소 관심 갖고 있는 일이 있다면?

= 조 대표의원 : 2개만 하기에도 벅차서요. 시공무원 1만5000명 상당수가 베테랑이다. 그들을 상대로 질문해야 하는데, 자료 요구해야 하고 받은 자료를 검토해 질의서 만들고 그걸 질문하고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오면 그에 대한 대책을 주문하고 그 결과를 언론에 알려야 하는 보도자료를 작성해야 한다. 이걸 혼자 다 해야 한다. 이것이 쌓여서 여러 문제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시의회가 효율적인 감독기관의 일을 제대로 하려면 각 시의원에게 보좌진을 붙여주는 것이 시민 입장에서 편익이 생긴다고 본다. 다만 시민들의 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 안타깝다.

   
▲ 제 10대 서울시의회에서 조상호 대표의원은 상반기 교육위원회에 이어, 이번 하반기에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을 맡았다./사진=미디어펜
- 미펜 : 지역구는 서대문구 제4선거구다. 현재 가장 시급한 지역현안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어떤 시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 조 대표의원 : 남가좌 1-2동, 북가좌 1-2동 등 4개동이다. 그곳에는 전철역이 하나도 없다. 다만 서부경전철이 진행 중이고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이 준비 중이다. 그게 교통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큰 현안이다. 또한 서울도서관 서대문분관을 유치 중에 있다. 국제설계공모를 진행 중인데 그걸 차질없이 유치하는게 중점 사항이다. 도서관은 계획 확정이 되어 차질없이 진행하는 것만 살피면 된다.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서부경전철은 계속 진행 중이다. 중앙정부 투자심사에서 승인 나서 탄력을 받고 있다. 강북횡단선도 올해 안에 국토부에서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장기적인 계획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 미펜 : 코로나19 사태, 고 박 시장 유고 등으로 인해 제10대 서울시의회 후반기 원내대표단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 보인다. 유권자인 서울시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

= 조 대표의원 : 경제 및 사회 전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서울시민들이 뽑아준 서울시의회가 있으니까 믿고 지켜봐 주시면 슬기롭게 이겨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이 시정에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예전에 비해 국민 수준이 올라갔듯이 그 대표자인 시의원들 수준도 많이 올라와 있으니까 (시민들이) 참을성을 갖고 잘 봐주시면 더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것만 알아주면 감사하겠다.

- 미펜 : 대표의원님의 시정 철학, 정치 철학에 대해 듣고 싶다.

= 조 대표의원 :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아니고 실생활에 도움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저도 인간이고 가정이 있고 주변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 자신이 흔들리면 안될 것 같고 가정을 잘 돌봐야 할 것 같고 결국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본다. 기본부터 충실한 의원이 되어야 국민이 욕을 하든 안하든 소신 갖고 해나가면 언젠가는 알아주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후배님들이 가끔 물어보면 '나는 언제든 이 자리를 떠날 수 있다. 

내가 이 자리를 떠났을 때 부끄럽지 않을 그럴 일을 하고 싶다. 그렇게 해왔다고 자부하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다시 시민의 자리에 갔을 때, 내 과거를 반추했을 때 후회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을 의정활동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