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젤리 사명 이미지/사진=한화솔루션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솔루션이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 기존의 태양광 셀·모듈 중심의 제조업에서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4차 산업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자로 진화하기 위한 발판 마련에 나섰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그로윙 에너지 랩스(GELI·젤리)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올 1월 한화케미칼·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합병하면서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이 출범한 이후 첫 번째 M&A로, 한화솔루션은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늦어도 연내에 인수 작업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젤리는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상업용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어하는 에너지 관리 시스템(EMS)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번 인수로 분산형 에너지 솔루션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태양광(PV) 모듈을 판매해 수익을 냈다면, 태양광 전력 패키지(PV+ESS)를 고객에게 임대한 뒤에 전력 거래 계약을 맺는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사용자의 전력 사용 데이터를 수집한 뒤 젤리가 자체 개발한 AI 기술로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 입장에선 가장 효율적인 요금 체계를 선택할 수 있고,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사용하다 남으면 다른 사용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전세계 에너지 리테일 시장은 현재 연간 2000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개인·기업·지역정부 등이 주체가 되는 분산형 발전이 확산되고 있고,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이 결합되는 등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나고 있다.

한화큐셀은 에너지산업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 지난해말부터 젤리 인수를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초 올해 1분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회사 차원의 투자 계획이 재조정되면서 인수가 어려워질 뻔 했으나, 협상 일정을 연장해 최종적으로 인수를 확정했다고 부연했다.

김희철 한화큐셀 사장은 "한화큐셀은 젤리 인수를 계기로 경쟁력 있는 에너지 솔루션을 개발,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분산형 에너지 시장에서 선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