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쌍용자동차의 대주주 마힌드라그룹이 대주주 지위를 놓고 수싸움이 시작됐다. 새투자자가 나오면 자사의 지분율을 50% 아래로 낮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추려면 회사 규정에 따라 주주 동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이사회에서 해당 절차를 승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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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사진=쌍용차 |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진행된 마힌드라 컨퍼런스 콜에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쌍용차가 새 투자자를 찾으면 자신들의 지분이 50% 아래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에 대한 지분을 50% 미만으로 축소하고 보유 지분을 전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변경하기 위해 우편투표를 통해 주주 승인 절차를 받기로 합의했다"며 "쌍용차가 잠재적 투자자를 찾거나 다른 출처를 통해 자금 조달 요건을 충족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마힌드라그룹이 보유한 쌍용차 지분은 74.65%으로 대주주 지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마힌드라그룹은 앞으로 쌍용차에 대한 투자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우리 이사회는 쌍용차에 더는 투자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며 "쌍용차에 더 이상 자금이 나가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6월 신규 투자자를 통해 쌍용차에 유상증자로 투자를 받고 현재 74.65%의 지분을 낮추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쌍용차의 대주주로서 자격은 유지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 포기도 고려한다는 입장에서 대주주 지위를 내려놓겠다는 구체적인 행보를 나타낸 것.
마힌드라그룹은 기존 대주주의 자격을 내려놓을 경우 득보다는 손해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주주 지위를 고수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유동성 문제에 대한 차선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마힌드라의 대주주 자격을 내려놓을 경우 여파도 만만치 않다. 쌍용차가 JP모건과 BNP파리바, BOA 등 외국계 은행에서 빌린 2000억원가량 단기 자금은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한다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새로운 투자자가 차입금을 바로 정리해야 하는 부작용을 떠안게 된다. 마힌드라그룹은 지난 2010년 5225억원을 투자해 쌍용차를 인수하며 지분율 74.65%으로 대주주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도 내 시장이 악화하면서 유동성의 문제가 커지면서 마힌드라는 지난 4월 쌍용차에 투자하기로 한 2300억원 상당의 신규 투자계획을 철회하고 400억원의 일회성 자금만 투입했다.
쌍용차는 현재 삼성증권과 유럽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새 투자자를 찾고 있으며 쌍용차는 10일 종가 기준 5544억원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 측이 기존에 발표한 입장을 다시 확인한 것이며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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