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우대금리에 사실상 '그림의 떡'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기준금리가 올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은행권에서는 초저금리에 맞서 고객 유치를 위한 일환으로 ‘고금리 마케팅’을 진행한다. 

그러나 정작 고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우대금리를 모두 충족시켜야 하는 맹점이 있어 사실상 ‘그림에 떡’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0.5%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덩달아 낮아져 이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은행권에서 최대 연 8%의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고금리 상품들이 출시됐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가 0~1%대임을 감안하면, 최대 연 8% 금리혜택이 제공되는 상품에 눈길이 갈 법도 하지만, 정작 고객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고금리 혜택을 받기 위해선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 간 상품인 ‘신한플러스 멤버십’ 적금의 이자는 최대 8.3%에 달한다. 해당 적금의 기본금리는 1.2%다. 자동이체 연결시 0.3%, 최근 3개월 간 적금을 보유하지 않은 고객에 0.3%가 더해져 최대 1.8%의 금리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다 신한플러스 멤버십 가입과 신한체크카드 신규 이용, 신한금융투자 최초 거래, 신한생명 인터넷 보험가입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6.5%에 해당하는 리워드가 마이신한포인트 또는 캐시백 형태로 제공된다. 가입기간은 6개월이며, 월 납입한도는 30만원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고금리 적금들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우리 매직 적금 바이(by) 현대카드’의 금리는 최고 연 5.7%다. 기본금리는 연 1.7%이며, 우리은행과 처음 거래를 하거나 우리은행 계좌로 급여 이체 시 0.5%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여기다 현대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3.5%에 달하는 특별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입기간은 1년이며, 월 납입 한도는 50만원이다.

IBK기업은행은 웅진씽크빅과 협업을 통해 연 7%의 금리를 제공하는 ‘IBK웅진 스마트올통장’을 선보였다. 만기는 2년, 납입한도는 15만원이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학습지인 웅진스마트올에 가입해야 6%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중도에 학습지를 그만두면 기본금리 1%만 받을 수 있다. 학습지 비용은 별도다. 12개월 기준 월 13만9000원, 24개월 기준 월 10만9000원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초저금리로 인해 은행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일환으로 고금리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고금리에 현혹되지 말고 제시된 조건 등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