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용도 줄면서 ATM 감소세 지속…은행권 공동 ATM으로 소비자 불편 완화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동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나선다. 디지털 시대에 전자지급수단이 늘어나고 현금 사용도가 줄어들면서 ATM 설치·운영규모가 급격히 줄어들면서다. 공동 ATM을 통해 은행들의 운영비용은 줄어들고 소비자들의 편의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이마트 하남점에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주요 은행의 공동 자동화기기(ATM)가 설치돼 있다/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국민들의 현금이용 편의성 저하를 방지하고, 국내 ATM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ATM 운영개선 종합방안을 은행권과 공동으로 마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은행권의 ATM 설치 대수는 5만5807대로 2013년말 최고치(7만105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은행간 공조 없이 각 은행별 ATM 운영 전략을 지속할 경우 지역별로 ATM이 과잉 또는 과소 공급되는 등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국내 ATM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단위면적당 ATM이 서울은 약 36대, 강원·경북·전남 등이 0.3~0.4대 수준으로 지역간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또 디지털 지급수단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계층이 지급수단 이용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국내 ATM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의 현금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종합 대응 방안을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먼저 정책 마련을 위해 하반기 중 은행권의 ATM 설치·운영 관련 세부 정보의 데이터베이스화를 추진한다. ATM 위치, 형태, 종류 등 세부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소비자들이 ATM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은행권 공동으로 고객용 ATM 정보제공 앱을 개발한다. 이는 금융위원회·한국은행이 개발하고 있는 ‘장애인용 ATM 위치정보 모바일 앱’과 연계해 추진한다.

은행들의 운영 전략에 의해 ATM이 중복·과잉투자되거나 급격하게 폐쇄되지 않도록 공동으로 ATM을 운영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현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지난 4일부터 공동 ATM을 이마트 하남점·진접점·광산점·동탄점 등 4개 지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하남점은 KB국민은행이, 진접점은 신한은행, 광산점은 하나은행, 동탄점은 우리은행이 각각 관리한다. 은행 고객들은 공동 ATM을 통해 입·출금, 계좌이체, 조회 등의 업무를 볼 수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ATM의 급격한 감소 방지 방안은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금융포용위원회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필요시 VAN사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도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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