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가 다시금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있었던 ‘코로나 폭락장’이 하반기에도 반복될 경우 그 회복력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단 이날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23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코스닥 낙폭은 더 커서 전일 대비 3.5% 정도 떨어진 790대에서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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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이날 방역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88명으로 지난 14일부터 세 자릿수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만 신규 확진자가 135명이 나와 수도권 중심의 재확산이 우려되는 모습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 상황을 '대규모 유행의 초기단계'라고 규정했고, 지난 18일에는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와 대국민 담화가 발표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는 이번 사태에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3월 대폭락 이후 다시 한 번 쇼크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지수 하락으로 직결되는 모습이다. 주초에 나온 시황 예상을 보면 전문가들의 예측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예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경제 정상화 과정에 뒤늦게 동참하고 있는 내수 및 코로나19 타격 산업에 대한 회복 기대 후퇴와 투자 심리 위축이 따르고 있다"며 "증시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물론 지난 3월 폭락장에 대한 학습효과와 그때에 비해 더욱 풍부해진 유동성이 증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아울러 시간이 흐를수록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긴장 등 불확실성으로 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이로 인해 주식시장의 추세가 하락으로 바뀌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상황과 맞물려 악화될 경우 단기적인 쇼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악재와 호재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의 일간 사망자는 400~1400명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고, 사망자가 지속 증가하면 ‘락다운’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3월 폭락장에 대한 학습효과는 존재하겠지만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폭락장이 와도 이후의 회복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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