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투자 유도"…NXC·엔씨, 새 핀테크 서비스 추진
'코웨이 인수' 넷마블, 제품 교체 주기·자동 주문 실시간 파악 목표
   
▲ /사진=각 사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미래먹거리 확보를 위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국내 3대 게임업체(3N)의 사업영역 확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0여년간 쌓아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권과의 합작법인 설립부터 엔터테인먼트, 승차 공유 서비스 등까지 영역을 넓혀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지주회사 NXC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주식,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트레이딩 플랫폼 출시를 목표로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AI 대화를 통해 투자를 유도하고 캔들과 차트 대신 타이쿤 게임의 요소를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NXC는 가상화폐거래소 코빗, 비트스탬프에 투자하는 등 핀테크업에 관심을 내비쳐왔다. 넥슨은 약 2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된 인텔리전스랩을 운영 중이다. 매일 100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디지털 노하우를 갖춘 게임회사들의 핀테크 진출도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KB증권과 AI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자문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AI 기반 투자자문사가 고객들에게 투자상품과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운영사 거버넌스 카운슬에 가입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게임 이외의 미래먹거리를 챙기려는 게임사들의 시도는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다. 

넷마블은 AI센터를 '마젤란실'과 '콜럼버스실'로 나눠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 프로필 서비스 시스템, 게임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타깃 이용자층 선정 등 게임 운영에 필요한 전략적인 의사결정 수립에 도움을 줘 장기적으로는 게임의 수명주기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AI 기술은 게임 그래픽 연산을 효율화해 수개월에서 몇년씩 소요되는 게임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넷마블은 게임에 도입 가능한 음성 AI 기술도 지속 연구 중이다. 이용자가 게임을 실행해 "메인 퀘스트 시작해줘"라고 말하면 메인 퀘스트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방식이다. 

엔씨는 신체 동작을 자동 생성하는 역운동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해당 기술을 통해 연산 효율성을 높이면 공성전 플레이에서 수천명의 캐릭터가 움직이는 대규모 콘텐츠를 짧은 기간에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게임업계는 이용자층이 비슷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도 손을 뻗치고 있다. 넷마블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지분을 투자한 뒤 올해 3분기 방탄소년단(BTS) IP를 활용한 'BTS 유니버스 스토리'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은 1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양한 유망 산업군에 투자도 강행하고 있다. NXC는 승차 공유 서비스 '리프트', 민간 우주탐사 기업 '문익스프레스', 식물로 고기를 만드는 미국 푸드 테크 기업 '임파서블 푸드'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를 이어왔다. 넷마블은 G밸리 G-SQUARE 개발사업과 과천 G-TOWN 개발사업에도 각각 4072억원, 2738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2월에는 이종산업인 코웨이를 인수했다. AI·IoT 등을 정수기 등 코웨이의 렌털 제품에 접목해 교체 주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자동주문 및 배송 시스템까지 갖추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빅테이터나 AI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산업군은 거의 없다. 게임사가 보유한 여러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경쟁이 점차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업권 간 경계를 넘지 못할 경우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어도 미래 유망 산업이라면 관심 있게 지켜보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