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형 쿠스토 개발 막바지…내년 상반기 스타렉스 후속 등장
전동화로 인한 저유가 기저, 큰차 부담감 반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완성차 시장에서 덩치가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미니밴의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신차들이 출격을 예고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가 강세를 보이며 지속되는 저유가 기저가 큰차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공간이 넓은 큰차는 활용성이 높고 향후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면 미니밴과 같은 박스카가 대세로 자리할 가능성이 커 업계도 집중하는 모양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상반기 중국전용 미니밴을 내놓고,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는 스타렉스 후속을 출시한다. 4세대 카니발로 가능성을 본 기아자동차는 북미 미니밴 시장에 재도전 할 것이라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 국내 대표 승용 미니밴 기아자동차 4세대 카니발. /사진=기아차


25일 현대·기아차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에 국내·외에서 2가지 미니밴을 새로 내놓는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로 기아차는 텔루라이드로 대형SUV가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큰 차'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한 만큼 미니밴 역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중국전용모델로 선보일 미니밴은 싼타페의 중국형 롱바디 버전 '셩다' 디자인을 바탕으로 차체 길이를 늘리고 바닥을 낮춘 7~8인승 미니밴이다. 전면부는 조만간 출시할 신형 투싼과 비슷한 모습의 전조등과 그릴을 하나로 묶은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열 도어 역시 기아차 카니발처럼 슬라이딩 형태로 열린다.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중국형 미니밴은 쿠스토(Custo)가 유력하다. 생산은 가동률 하락을 겪고 있는 현대차 중국 4공장 '창저우 플랜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목표는 연간 6만대로 잡았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4년 만에 저성장 기조를 벗어나고 있다.

3월 이후 전년대비 판매가 소폭상승 중인 것이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신차 구매지원을 바탕으로 SUV와 친환경차, 덩치 큰 대형차들이 회복세를 주도 중이다.

국내에서는 내년 상반기 지난 2007년 2세대 등장 이후 13년 만에 스타렉스 후속모델이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스타렉스는 1990년대 일본 미쓰비시의 미니밴 '델리카'를 모티프로 출발했다. 당시 대부분 원박스카와 달리 '세미 보닛' 타입을 앞세워 안전성을 강조해 인기를 누렸고 최근에는 리무진 등의 모델까지 등장하며 꾸준한 인기를 보이고 있다.

기아차 카니발이 승용차시장에서, 스타렉스는 상용차시장에서 각각의 패권을 거머쥐고 있는 경쟁모델이다. 

스타렉스는 사실상 국내에 경쟁자가 없다 보니 제품교체도 글로벌 완성차의 모델교체주기인 7년 만에 신모델로 돌아온다. 이번에 출시된 새로운 스타렉스는 기존과는 다른 모습의 파격변신이 예고됐다는 게 현대차 안팎의 전언이다.

앞 유리의 경사각이 고스란히 앞범퍼까지 이어지는 등 기존의 보습과는 전혀 다르게 유럽형 소형 미니밴의 디자인 특징을 보이며 등장이 예고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현대차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사진=현대차


기아차는 앞서 텔루라이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차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입맛 까다로운 국내시장에서 4세대 신형 카니발이 사전계약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하루 만에 2만3000대 이상 계약되는 신기록을 세우자 새로운 글로벌 시장공략 플랜을 세우고 있다. 

4세대 카니발은 3월 나온 4세대 쏘렌토가 세운 사전계약 신기록(1만8941대)을 5개월 만에 큰 폭으로 갈아치웠다. 우리 자동차 역사상 최단시간·최다 사전계약 신기록이다. 무엇보다 미니밴이 이런 기록을 낸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4세대 카니발은 SUV보다 뛰어난 공간활용도를 바탕으로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상품성에 자신있는 기아차는 북미시장에 재도전이라는 목표도 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장에서는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디세이라는 터줏대감들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

시에나와 오디세이는 미니밴 시장에서 글로벌 베스트셀링모델로 꼽히는 차다. 이런 모델에 신기술로 무장한 기아차 4세대 카니발이 도전장을 내밀게 되는 샘이다. 

큰차들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는 친환경 전기차 확산이 원유 수요감소를 불러왔고 이는 곧 '저유가 시대'로 이어지며 연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형차 개발까지 부추겼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배경에 힘입어 대형SUV가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여기에 미니밴도 예전의 인기를 다시금 얻고 있다. 또한, 향후 레벨5 수준의 완전자율주행차가 일반화되면 세단과 소형SUV과 중형SUV 등이 사라지고 미니밴 형태의 원박스카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운전자가 필요 없이 개인용 이동수단이 아닌 모두가 공유하는 자율주행시대가 되면 많은 인원을 효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차가 필요하고 이에 걸맞는 형태가 박스카이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다양한 크기의 세단과 SUV 등을 개발해온 만큼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의 모델을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미니밴의 경우 고정수요가 뚜렷하고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 카니발의 상품성이 뛰어난 만큼 승산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