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대한제국 황실과 불교의 관계를 보여주는 경북 의성의 '고운사 연수전'이 경북유형문화재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1902년 고종이 기로소(耆老所)에 입소하자,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1904년 경북 의성 고운사 경내에 건축한 연수전을 보물 제2078호로 지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기로소는 나이 70세를 넘은 정2품 이상 문관의 친목 및 예우를 위해 설치한 기구로, 국왕은 60세를 넘으면 입소할 수 있었는데 조선 시대에 기로소에 입소한 왕은 태조, 숙종, 영조, 고종 등 4명이다.

고운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고찰로, 연수전은 사찰의 중심 공간 가까이에 있다.

연수전은 솟을삼문 정문이 있고, 담장이 사방을 두르고 있으며, 본전 건물은 3단의 석축 위에 정면 3칸, 옆면 3칸의 단층 팔작집이다.

중앙 칸에 어첩(御帖, 생년월일, 아호 등을 기록한 것) 봉안실이 있고, 둘레에 툇마루 공간이 있다.

기둥 상단과 그 위로 금단청을 칠했고, 천장은 용과 봉, 해와 달, 학과 일각수(一角獸, 상상 속 동물), 소나무와 영지, 연과 구름 등 다양한 그림이 있다.

문화재청은 "규모는 작지만 황실에 어울리는 격식과 기법, 장식을 갖췄고, 기능과 건축 형식이 예를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