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8치올'(8월엔 치고 올라간다)을 현실로 만들었다. 높은 승률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팀 분위기도 좋아졌다.

8월이 지나갔고, 9월이 온다. 후반기 순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는 가운데 '9치올'(9월엔 치고 올라간다)이 기대되는 팀은 없을까. 힘든 8월을 보내면서 순위가 하락한 KIA 타이거즈가 어느 팀보다 '9치올'이 절실하다.

롯데의 8월은 뜨거웠다. 허문회 감독이 일찌감치 예고했던 '8월 성적 반등'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 롯데는 8월 한 달 간 14승 1무 8패, 승률 6할3푼6리의 호성적을 거뒀다. 7월말 8위였던 순위가 6위로 올라갔고, 5위 kt 위즈를 1게임 차로 추격 중이다. 5위 싸움에 뛰어들 기반을 다진 롯데의 8월이었다.

롯데가 8월 최고 승률을 낸 것은 아니다. LG 트윈스가 승률 6할6푼7리(16승 1무 8패)의 최고 성적을 내면서 5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2위 키움 히어로즈도 승률 6할5푼4리(17승 9패)로 상승세를 유지하며 6게임 차였던 선두 NC 다이노스와 승차를 1.5게임으로 좁혔다.

하지만 전력 자체가 탄탄한 LG, 키움과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된 롯데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특히 롯데는 무더위와 긴 장마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던 한여름, 두산→NC→키움→두산으로 이어진 상위권 팀들과 지옥의 11연전을 5승 1무 5패 반타작 승부로 끝내며 이제는 순위표 아래보다 위를 바라보는 팀으로 환골탈태했다.

반면 KIA는 고난의 8월을 보냈다. 10승 15패로 8월 월간 승률이 4할밖에 안됐다. 7월말 4위였던 순위가 계속 미끄럼을 타 7위까지 떨어졌다.

KIA의 8월 추락은 투타 모두 부진했기 때문인데, 특히 마운드가 완전히 무너졌다. 8월 팀 평균자책점이 6.38이나 돼 꼴찌였다. 선발과 불펜 모두 부진했다. 8월 치른 25경기에서 선발승이 6승뿐이었고, 불펜 평균자책점은 무려 7.43이었다. 8월 팀 타율도 2할5푼9리로 8위에 머물렀으니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롯데가 8월 반등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스트레일리 박세웅 등이 중심이 된 선발진의 안정화, 김원중이 버틴 든든한 뒷문, 손아섭 정훈 마차도의 매서운 타격, 그리고 마차도가 중심이 돼 구축한 탄탄한 수비 등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KIA의 9월은 어떨까.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에이스로서 제 몫을 못했던 양현종이 8월에는 5경기 등판해 3승 무패로 살아난 모습을 보였고, 허리 통증으로 주춤했던 브룩스도 9월에는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가뇽이 여전히 기복있는 피칭을 하고 있고, 불펜진도 많이 허전하지만 고졸 루키 정해영의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이 반갑다. 종아리 부상을 당한 전상현의 상태가 다행히 심각하지 않고 '필승맨' 박준표도 복귀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타선에서는 김선빈과 이창진의 부상 공백이 컸는데 일단 김선빈은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해 이번주 복귀한다. 이창진은 아직 복귀 소식이 없지만 이적생 김태진도 곧 합류할 예정이다. 김선빈의 복귀는 공수 모두 단비와 같고, 발목 부상에서 회복한 김태진은 쓰임새가 많아 구멍 투성이었던 내야 수비가 좋아질 수 있다.

KIA가 9월에 반등하려면 가라앉은 팀 분위기부터 살려야 한다. 8월 상당히 부진했지만 아직 5위 kt와 1.5게임, 6위 롯데와 0.5게임 차일 뿐이다.

마침 KIA는 9월 첫 주 일정이 삼성-롯데-한화와 6연전으로 잡혀 있다. 상대 전적에서 모두 앞서 있는 중하위권 팀들(삼성에 6승 5패, 롯데에 7승 3패, 한화에 6승 1패)과 6연전이다. KIA가 '9치올'하려면 9월 첫 주 많은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