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세 유효, 회복 속도는 완만할 전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우리나라의 8월 수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이것이 구체적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수출 컨테이너 부두 [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1일 정부가 발표한 8월 수출은 전년대비 9.9% 감소, 7월 -7.1%보다 감소폭이 확대됐지만, 이는 임시 공휴일 등으로 조업일수가 1.5일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루평균 수출은 3.8% 감소에 그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소 감소폭에 그쳤다.

중국향과 미국향 일평균 수출이 각각 4개월, 2개월 째 증가세를 이어갔고, 유럽행도 4.1% 늘면서 코로나19 이후 처음 플러스로 전환했다.

코로나19 수혜 품목의 강세가 이어졌다.

컴퓨터가 106.6% 급증했고 바이오헬스 58.8%, 화장품 17.4%, 가전 14.9%, 반도체는 2.8%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7월 회복세를 보였던 자동차와 차부품은 재차 감소폭이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대외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개선세가 앞으로도 유효하지만,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충격이 시차를 두고 약화되면서, 억눌렸던 대외 수요 회복이 수출경기에 반영 중"이라면서도 "당초 예상보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수출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 약화 신호가 관찰되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기술, 안보 분야에서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며 "최근 수출 회복이 IT 등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이뤄져, IT 수출 둔화가 전체 수출의 제약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선진국 코로나 재확산에도 불구,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국내 수출의 우상향 방향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 내 수출주문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 글로벌 수요 개선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권 연구원은 "과거 위기 사례와 비교해 미국의 제조업 재고 소진이 덜 된 점, 더디게 회복되는 고용지표 등을 고려하면, 회복 속도는 느릴 전망"이라며, 한국의 분기 수출증가율을 3분기 -8.0%, 4분기 -6.0%로 예상했다.

임혜윤 KTB증권 연구원은 "수출은 앞으로도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다만 미국, 중국 등 주요지역 수요 회복이 제한되거나 더딜 수 있고 반도체, 바이오헬스 이외 품목은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이는 국내 제조업 경기 반등도 완만하게 진행될 개연성이 높고, 수출이 국내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소비 위축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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