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영 대한적십자사 회장 만나 “화상편지 못 전한 분들 안타까워”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일 “추석을 계기로 화상상봉이라도 시작해서 (남북 대화) 물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요즘처럼 코로나가 확산돼 만들어진 언택트 시대에 화상상봉은 어쩌면 유일한 대안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신희영 대한적십자사를 방문해 신 회장을 만나 “도라산에서 화상상봉과 관련한 대비를 하고 있는데 평양에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장비들이 그쪽으로 전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하루하루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꿈으로 살아가는 많은 어르신들, 이산가족들에게 작은 위로와 희망이라도 전해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더더욱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특히 신 회장을 만나기 전 화상상봉장을 들러본 이 장관은 “보고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고향에 가는 것은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데 이마저 막혀 있는 현실이 가슴아프다. 화상편지 제작해놓은 것이 2만편 이상 되던데 그걸 북녘에 전하지 못하고 세상 떠나신 분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통일부

신희영 회장은 “인도적 지원 관련 공식 루트가 아닌 비공식적인 루트로 접촉을 시도해보고”라며 “제일 좋은 것은 양쪽 적십자가 서로 만나서 이산가족상봉을 포함한 전체적인 재난재해 구호 논의를 같이했으면 좋겠다. 그것을 통해서 한반도 건강공동체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신 회장은 “북쪽에서 가족을 찾지 못한 경우 고향땅이라도 한번 밟아보고, 돌아가신 뒤에 유해라도 그 동네에 묻힐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남한뿐 아니라 해외에 있는 이산가족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이산가족 개념 자체가 조금 넓게 적용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코로나와 돼지열병 같은 감염병에 대한 남북 공동 대처를 통해 통일에 대한 첫걸음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적십자로부터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통일부와 외교부 등 여러 정부부처가 도와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발로 뛰는 적십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장관은 “생명공동체, 건강공동체를 향한 보건 의료 방역이 마중물이 되어준다면 정부 부처가 기꺼이 함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일에는 정부가 나서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뒤에 있고 민간이 먼저 나서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