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2)이 7년 연속 10승 달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6이닝 동안 단 2안타만 맞고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면서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는데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양현종은 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을 2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막는 호투를 했다. 6회까지는 단 1안타 1볼넷만 내주고 거의 완벽하게 틀어막았고, 7회 제구가 흔들리며 무사 만루를 허용한 뒤 물러났다. KIA가 3-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불펜이 이 리드를 지켜주지 못했다. 

   
▲ 사진=KIA 타이거즈


이날 양현종은 6회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1회부터 4회까지는 퍼펙트 피칭이었다.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았고, 3회 1사 후부터 5연속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롯데는 5회말 선두타자 이대호의 중전안타로 겨우 양현종 상대 무안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고 예리한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발하는 양현종의 완급을 조절하는 피칭에 롯데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마음 먹고 스윙한 공도 빗맞아 파울이 될 정도로 양현종의 구위는 묵직했다.

5회 선두타자 이대호를 내보냈지만 한동희와 마차도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6회 2사 후 정훈에게 첫 볼넷을 내줄 만큼 제구도 거의 완벽했다.

하지만 6회까지 투구수 86개를 기록한 양현종이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다음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은 뒤 이대호와 한동희를 연속 볼넷 출루시켰다.

무사 만루로 몰린데다 양현종의 투구수가 100개가 되자 KIA는 불펜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등판한 홍상삼이 마차도를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안치홍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준영도 대타 이병규에게 볼넷을 내줘 또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이 2실점은 모두 양현종의 자책점이 됐다. 그나마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정해영이 구원 등판해 민병헌을 3루수쪽 병살타 유도해 더 이상 점수를 주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여전히 KIA가 3-2로 앞서 양현종의 승리투수 기회가 있었지만 8회말 추가 1실점해 3-3 동점을 허용함으로써 양현종의 승리는 날아가고 말았다. 정해영이 선두타자 정훈에게 내야안타를 내주고 물러난 다음 김명찬, 장현식이 줄줄이 투입됐지만 손아섭의 안타, 전준우의 사구로 무사 만루에 몰린 다음 이대호의 희생플라이로 동점 점수를 내줬다. 

장현식이 한동희를 병살타 처리하며 역전 당하지 않은 것이 KIA가 이 경기를 결국 승리로 끝내는 발판이 됐다. KIA는 9회초 최형우의 3점포가 타져나오며 더블헤더 1차전을 6-3 승리로 마무리했다.  장현식이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양현종이 만약 이날 승리투수가 됐다면 시즌 10승을 수확, KBO리그 역대 5번째로 7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한편, 양현종은 이날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시즌 탈삼진 개수를 109개로 늘려 7년 연속 세자릿수 탈삼진에는 성공했다. 이는 이강철, 장원준(이상 10년), 정민태(8년), 선동열, 구대성, 류현진(이상 7년)에 이어 통산 7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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