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에 대한 전원회의 결론도 나올 예정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사와 계약을 맺은 부동산 정보업체가 카카오에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방해한 네이버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공정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특별전담팀이 맡은 사건에 대한 첫 제재로, 공정위가 포털 등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행위를 본격적으로 제재하겠다는 신호탄이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와 배타조건부 계약을 체결, 카카오에 대한 매물 정보 제공을 막는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10억 3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03년 3월부터 부동산 매물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직접 수집한 매물정보를 제공하다가, 2013년부터 부동산 정보업체(CP)와 제휴해 매물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서비스 방식을 바꿨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처럼 사업모델을 바꾸기 위해, 2015년 2월 네이버와 제휴한 8개 업체 중 7개와 제휴를 추진했다.

이에 네이버는 자사 제휴 업체들에 '재계약 때 부동산매물검증센터(KISO)를 통해 확인된 확인매물정보는 제3자에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하겠다'고 통보했고, 업체들은 네이버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카카오에 제휴가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네이버는 그해 5월 계약서에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넣었고, 2016년 5월에는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했다.

카카오가 2017년 초 네이버와 제휴 비중이 낮은 부동산114와 업무 제휴를 다시 추진하자,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뿐 아니라 KISO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정보에 대해서도 3개월간 제3자 제공을 금지하겠다'고 통보했다.

부동산114는 이 조항이 불공정하다고 항의했지만 네이버의 압박은 계속됐고, 결국 부동산114는 카카오와 제휴를 포기하고 네이버와 해당 조항이 포함된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네이버는 2017년 11월 문제가 된 조항을 삭제한 상태다.

네이버의 제휴 방해로 카카오는 사이트 순방문자수(UV)와 페이지뷰(PV), 부동산 매물량과 매출이 급감했고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당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인데, 2018년 4월 이후 카카오는 부동산 서비스를 직방에 위탁해 운영중이다.

공정위는 법위반 기간 네이버는 전체 부동산 매물 건수의 40% 이상, UV 70% 이상, PV 7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이런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를 배제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했고, 이에 따라 최종소비자의 선택권은 줄었으며 많은 플랫폼에 정보를 올리는 게 유리한 업체에도 손해가 됐다고 봤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확인매물정보'는 네이버가 수십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들여 업계 최초로 도입한 서비스로, 관련 특허도 2건 확보했다"며 "도입 전 경쟁사에 공동 작업을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독자적으로 구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공정위는 네이버의 노력을 외면한 채,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법하다고 판단했다"며 "네이버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고 부동산정보 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법적·제도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에 대한 제재도 추진 중으로, 조만간 전원회의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