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분양성수기 9월임에도 서울 분양시장이 얼어붙었다. 8월까지만 해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막차 물량'이 대거 쏠렸으나 규제 시행 이후 물량이 소진되면서 공급 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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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반면 규제에서 벗어난 지방 일부 광역시에서는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분양권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경우 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등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전매 제한이 풀리리면서 거래가 늘어났다.
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전국 10개 단지에서 총 4791가구(일반분양 3341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청약 접수 단지는 한 건도 없다. 서울 지역의 경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 직전인 지난 7월 29일 이전 서둘러 신규분양에 나섰다. 하지만 규제 시행 이후 분양을 신청하는 아파트가 거의 나오지 않아 청약일정도 끊기게 됐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3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분양 일정이 확정된 곳은 아직 없는 상태다. 11월(1500가구)과 12월(1900가구) 분양 일정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서울 새 아파트 분양물량이 1000가구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상 9~10월은 연간 분양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다. 그런데도 서울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상한제를 영향이 크다. 일반 분양가에 제약을 받게 된 재개발·재건축 단지 입장에선 서둘러 분양할 동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집을 지을 빈 땅이 거의 없는 서울에선 재개발·재건축이 멈춰서면 신규 분양도 없을 수밖에 없다.
앞서 상한제가 시행됐던 2007년 무렵에도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은 한동안 공급 절벽이 왔다. 2007년 서울 아파트 공급(인·허가 기준)은 5만 가구였지만, 상한제 시행 이후 2008년 2만1900가구, 2009년 2만6600가구에 그쳤다.
다만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입주자 모집공고 신청한 이후 분양 일정이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단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분양 시장의 변수로 남아있다. 규제 이전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을 완료한 강동구 둔촌주공을 비롯해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의 공급이 예상된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와 신반포15차 재건축인 ‘래미안원펜타스(641가구)’도 분양에 나설 수 있다.
이들 단지들은 미리 분양승인을 받아놓았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즉 분양가 상한제 이후 민간 분양이 전무한 상황이다. 또한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과 서초구 반포동의 신반포3차 래미안원베일리, 신반포15차 래미안원펜타스 분양도 예정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여 공급일정이 불확실하다.
하지만 지방의 경우 비규제지역으로 움츠렸던 일부지역들이 기지개를 키고 있다.
우선 부산은 반등세가 뚜렷하다. 지난 6월 미분양관리지역이었던 부산 부산진구에서 분양한 백양산 롯데캐슬 골드센트럴 전용 101㎡형은 16가구 모집에 2448개 청약통장이 접수돼 최고 경쟁률 153대 1을 기록했다. 이달을 기점으로 HUG의 미분양관리지역에서도 해제됐다.
또한 한동안 잠잠했던 대구 수성구도 9월에만 4개 단지 분양이 예정됐다.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수성구는 타 지역과 비교해 '경쟁력'이 강해졌고 이에 사업주체들이 본격적으로 분양에 시동을 걸고 있다.
대구에서는 호반건설이 두산동 85번지 일대에 '호반써밋 수성'(469가구)의 분양을 준비 중이다. 대우건설은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으로 파동 27-17번지 일대에 파동 강촌2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인 '수성 더 팰리스 푸르지오 더샵'을 공급할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서 정부가 2007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첫 시행할 때에도 공급절벽으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지 못했고, 그로 인한 시장 불안은 지속됐다"며 "정부의 공급대책도 사실상 오랜기간 기다려야하는 만큼 현실적인 대안이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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