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에게 30대 중반의 나이는 기량 발휘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 듯하다. 기록만 놓고 보면 30세 이후 호날두가 30세 이전 호날두보다 더 잘하고 있다. 상식을 뛰어넘는, '거꾸로 가는 호날두의 시계'다. 

포르투갈 대표팀 멤버로 출전한 호날두는 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스웨덴과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예선 2차전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 사진=포르투갈축구연맹 인스타그램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165번째 A매치였고 2골을 보태 A매치 통산 101골을 기록했다. A매치 최다골(109골) 기록을 보유한 알리 다에이(이란)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100골을 돌파한 선수가 됐고, 유럽 선수 가운데는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호날두와 함께 현존 최고의 축구선수로 꼽히는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A매치 70골과 격차도 더 벌려놓았다.

호날두의 A매치 101골도 경이롭지만, 그 가운데 30세 이후 5년간 터뜨린 골 수가 더욱 놀랍다. 호날두는 30세 이전 52골, 30세 이후 49골을 국가대표 경기에서 넣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호날두는 30세 이후 넣은 49골만으로도 포르투갈 역대 A매치 최다골 기록을 세웠다. 파울레타(47골), 에우제비우(41골), 루이스 피구(32골), 누누 고메스(29골) 등 세계적 스타였던 포르투갈 레전드들의 통산 A매치 골 기록을 호날두는 30세 이후 골만으로도 뛰어넘었다.

A매치에서만 많은 골을 넣은 것도 아니다. 호날두는 30세 이후 국가대표 경기와 소속팀 경기를 통틀어 267골을 넣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감격을 5차례 맛봤는데, 그 가운데 3번이 30세 이후였다.

30세 이후의 호날두가 그 이전보다 더 강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그의 활약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점 때문이다. 최전성기가 지난 것은 분명하지만, 적어도 골 생산 능력에 있어서는 노련미가 더해져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2년 전 레알 마드리드 의료진은 호날두의 신체 나이가 23세라고 밝힌 바 있다. 2018년이면 호날두가 33세일 때다. 10년정도는 젊은 신체 나이로 그라운드를 누비는 호날두이기에 앞으로도 그가 골을 터뜨리는 모습은 꽤 오래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부상같은 돌발 변수만 없다면 호날두가 8골 차이로 다가선 알리 다에이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추월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스스로 얼마나 기록 경신을 할 것인지가 궁금해진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