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미국의 중국 화웨이 추가 제재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화웨이의 시장 지배력이 급속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도 적지 않은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는 출하량 5580만대로 1위에 자리했다. 이 기간 화웨이는 삼성전자(5370만대)와 애플(4510만대) 보다 많은 물량을 시장에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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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화웨이의 상승세에도 급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설계 등을 사용해 신규 생산하는 반도체를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제재는 이달 15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상반기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한 파운드리 제조사인 대만 TSMC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앞으로 화웨이에 물량 공급이 중단된다. 미국의 지적 자산과 기술 없이는 반도체 제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미국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제재에 앞서 화웨이는 재고 확보를 위해 반도체 등 부품 구매를 공격적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에 리스크가 커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내년부터 미국 제재 영향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5일부터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효력 발생한다”며 “화웨이는 재고 소진이 예상되는 내년 1분기부터 신제품 생산 불가능하다.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단 시장에서는 화웨이를 제외한 기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화웨이 물량을 나눠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웨이가 절반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중국 시장은 나머지 중국 제조사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자국 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은 상황에서 오포, 샤오미, 비보 등이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은 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과 남미,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화웨이는 유럽에서 18%, 남미와 중동에서 각각 9%, 1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남미, 중동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확대의 기회를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실속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배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보급형 제품에 힘을 싣고 있는 양사의 전략이 신흥 시장에서 지배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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