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겨울철 독감 확산 방지를 위한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이 지난 8일부터 시작했지만, 기존 독감과 올해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간에 비슷한 점이 많아 사람들의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독감이 본격적으로 발발하는 늦가을철에 코로나와 함께 동시유행(트윈데믹·Twin-Demic)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정부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을 비롯해 임산부·만 62세 이상 노년층 등 1900만명(전 국민의 37%)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시작했다.·지난 해에 비해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했다.
관건은 독감과 코로나가 유사증상이 많아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둘 다 호흡기가 감염경로라 걸리면 기관지와 폐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을 비롯해 38도 이상의 발열과 두통 등 증상이 매우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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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독감 확산방지를 위한 예방접종이 시작됐지만, 무료접종 지원대상이 지자체마다 조금씩 달라 사전에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자료사진=연합뉴스 |
두 질병 모두 구체적으로는 대면 접촉이나 침 방울(비말)을 통해 감염되고, 심하면 기침 몸살에 구토 설사까지 일으킨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소속 감염병 전문가인 리사 마라가키스 박사가 지난 4일 병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점을 비롯해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또한 잠복기가 수 일에 달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실제 나타나기 전까지 감염 여부를 알 수 없어 타인에게 옮기기 쉽다는 점도 유사하다.
반대로 가장 큰 차이점은 코로나에 걸리면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우리 방역당국 또한 이를 짚으면서 일반적인 독감 증상에 후각과 미각을 소실하면 코로나 가능성이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증상 발현 순서다.
미국 남가주대학교(USC) 연구에 따르면, 독감은 대체적으로 기침·근육통으로 시작해 두통, 인후통을 거쳐 발열이 일어난다. 설사·메스꺼움·구토는 그 이후 마지막 증상이다.
코로나의 경우 대개 발열부터 시작한다. 이후 기침이 일어나고 두통·근육통·인후통에 이어 메스꺼움과 구토, 마지막으로 설사가 증상으로 관찰된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증상 발현 순서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면역력이 강한 사람들일수록 코로나와 독감 여부를 감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의학적으로 가장 큰 차이점은 원인 바이러스의 숫자다.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여러 개지만, 코로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 CoV-2) 한 가지다.
여러 나라 연구진이 사망률이 크게는 10배 이상 차이난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아직 코로나가 유행 중이어서 사망률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게 의료계 중론이다.
방역당국은 '전 국민 예방 접종이 불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은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수급이 2950만 명 분으로 예정되어 있어 전 국민이 다 맞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며 "우선순위가 먼저 접종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무료 접종 대상이 아니라도 62세 이하 만성질환 있는 분들은 예방 접종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 또한 "독감은 타미플루 등 효과가 확실하게 입증된 항바이러스제가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이 모두 예방 접종 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독감이든 코로나든 가장 중요한 건 철저한 개인 방역 조치다.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위생 관리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