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최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알려진 주가연계증권(ELS)마저 손실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IT관련 주식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진 이후 관련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ELS 관련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열풍’ 수준의 인기를 끌었던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
|
|
▲ 사진=연합뉴스 |
이는 최근 테슬라 주가의 급격한 하락에서 비롯됐다. 이후 테슬라 주가에 대한 ‘거품’ 논란이 가열되면서 부정적 전망이 늘었다. 문제는 주가가 계속 하락할 경우 자칫 테슬라 주가가 ‘손실 가능 구간’ 아래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올해 이후 총 약 539억 8200만원 규모로 발행된 상태다. 작년 전체를 통틀어도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의 발행 규모는 불과 5000만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의 주가 급등세와 함께 ELS 발행액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ELS는 특정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가 일정한 기간 안에 사전 약속한 범위 내에 있으면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을 뜻한다. 해외주식을 토대로 한 ELS는 유럽·미국 등 대표지수를 묶어 내놓는 지수형과 테슬라·애플·엔비디아 등의 주가를 함께 묶어 발행하는 종목형으로 분류된다.
종목형 ELS는 리스크가 높은 대신 고수익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최근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진 유형이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8월 내놓은 ‘ELS 19550호’는 테슬라와 애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당시 연 25%의 수익률을 제시해 업계 화제가 됐다. 개별 종목들의 주가가 상당히 큰 변동성을 갖고 움직인다는 사실에 착안한 투자상품이다.
지금까지 테슬라 주가는 급등세를 이어왔고, 이에 따라 ELS 상환도 많이 이뤄졌다. 문제는 최근 들어 발행된 ELS 상품들이다. 아직까지 수익이 발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순식간에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현재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잔액은 약 348억원 규모인데, 지난달 발행된 ELS만 계산해도 195억원 정도다. 절반이 넘는 ELS가 비교적 최근에 발행됐다는 의미다.
물론 아직까지는 주가 낙폭에 여유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달 말 출시된 테슬라 ELS 상품의 경우 테슬라 주가가 약 200달러(녹인 45%) 아래로 떨어지면 큰 위기를 맞는데 지난 11일(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372.72달러에서 형성돼 있어 여유가 있다.
문제는 장기적인 주가 향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 월가 전문가 다수가 테슬라의 평균 목표주가를 180달러 아래로 잡아 현재 주가 대비 엄청난 하락을 예상했다”면서 “이 정도 낙폭의 하락이 실제로 일어나면 ELS 투자상품 역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