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억 가진 이상직, 고용보험금 5억 안 내 직원들은 정부 지원 못 받아
아들 골프 유학비로는 연 1억원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 이스타항공 이사 사임…책임회피 논란
김유상 경영본부장, 직원들 동원해 민주당 의원들에 정치자금 공여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M&A 무산 등 총체적인 경영 부실로 직원들은 해고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데 비해 이스타항공 창업주를 포함한 경영진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이스타항공 객실 승무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인생이상직하직'이 9일 오후 8시 경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 블라인드 항공갤러리에 남긴 글. 현재 이 글은 삭제됐다./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


13일 정치권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최근 직원 605명에 대해 정리 해고를 단행했다. 이로 인해 직장인 전용 커뮤니티 사이트 블라인드 항공갤러리에는 객실승무원이라고 밝힌 이용자 '인생이상직하직'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아 현실 직시를 못하겠다"며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다.

   
▲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뉴스


한편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총자산 규모는 212억원으로 민주당 의원들 중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막대한 재산을 가진 것에 비해 회사 경영이나 직원 고용·복지에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회사에 지급한다, 휴직자가 정상 월급의 70%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회사가 고용보험금 5억900만원을 체납하는 통에 월급 일부 조차 받지 못하게 됐다.

   
▲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아들 이원준씨의 미국 유학 상황 설명 자료./사진=채널A 캡처


이런 와중에 이 의원의 아들이자 이스타홀딩스 최대주주 이원준씨는 연간 학비가 6400만원이 넘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에서 유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추어 골프 선수이기도 해 현지 생활비·골프 레슨비·캐디 고용비 등을 포함하면 연간 1억원 넘게 쓸 것이라는 추산이다.

또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는 최근 이스타항공 등기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때문에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근로자들의 해고 등에 대해 외면하며 창업주 일가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밖에도 김유상 이스타항공 경영본부장은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정치자금 공여에 직원들을 적극 동원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 위원장은 출입기자들에게 관련 파일을 공개했다.

전직 이스타항공 직원이 보낸 이메일 내용이 담긴 이 파일 속에는 '나 역시 이상직 의원 본인에게 후원한 일도 있고 관심도 없고 지지하지 않는 민주당 의원들에게도 정치후원금 명목으로 강제로 10만원씩 입금한 적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 '입금을 빨리 하지 않을 경우 누가 안 했는지 위에서 명단까지 관리하며 후원을 독촉했다'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런 탓에 경영진이 경영 윤리를 저버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에 빠졌다는 강한 비판이 나온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충분한 노사 협의가 없었으니 명백한 부당 해고에 해당한다"며 "도덕적 해이를 넘는 파렴치함에 가슴 속 어딘가에서 뜨거움이 확 올라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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